(사시사철을 보내며...)
해가 바뀌고 통도사를 품은 영축산 축서암에 매화는 피었다
때는 2022년 1월 중순경
새해와 새봄의 희망을 말하는 시간
양지바른 곳에 봄은 이미 와있었다.
유난히도 길고 무더웠던 여름의 시작과 끝에서
천성산 수목은 언제나 서늘한 그늘을 드리웠고
그 계절의 끝에서 지나가는 여름을 아쉬워했다
짙은 여운과 알 수 없는 그리움만을 남기고 떠난 사람
가을은 참으로 부끄러운 계절이던가
울긋불긋 물들어 조용히 내 곁에 떨어져 자리하면
나도 그냥 다정히 말없이 손잡을 수 있었을 텐데
끝인지 시작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으나
마지막 한 장 남은 달력의 날들 속에 겨울이 있어 참으로 다행이다
겨울눈을 감싸고 어디선가 잠자고 있을 새들로부터 봄이 잉태되고 있다
오늘도 이렇게 일을 하고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저녁은 뭘 먹을까 생각하고
반복되는 일상보다 중요한 일상이 또 뭐 있을까보다
다들 한 해 마무리 잘하시고
새해 복 듬뿍 받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