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을 통한 학벌세탁?
학교의 네임밸류가 그렇게 중요한가요?
좀 조심스러운 주제입니다. 좋은 학교의 석박사 학위를 가지고 학부의 네임밸류를 교체하겠다는 생각이 바람직한 건 아니겠죠. 그런데, 일정 부분 그런 효과를 주는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저는 카이스트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로 “학부 어디 나오셨어요?”라는 질문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회사에서는 “어느 학교 나왔어요?”라는 질문이 대단히 금기시되고 무례한 짓이지요. (회사마다 문화가 다를지도 몰라요) 우리 회사에서는 까마득한 후배에게도 그런 질문을 해서는 안 됩니다. 과기원 박사학위를 소지한 사람이 학부 출신으로 인해서 취업에 제한을 받거나, 전직에 제한을 받는 일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니까 제 경험을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만약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 네임밸류에 자신 없는 A학교 학부생이라면, A대학 학사 졸업장 하나만 가진 것보다는 명문대학 대학원 졸업장을 함께 가지는 것이 본인의 자신감과 사회적 인정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분야에 따라서는 끝내 학부 졸업장이 스펙의 끝판왕인 경우도 있겠지요. 어쨌든 좀 더 높은 학교의 학위가 있다는 건 그만큼 노력한 흔적이 있다는 뜻이죠. 좀 더 높은 학위와 좋은 학교 대학원 나왔다는 밸류를 추가적으로 얻는 것은 분명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지금까지, 대학원에 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품을 수 있는 몇몇 동기들을 나열해 보았습니다. 이것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각자 다양한 이유에 의해서 대학원을 고민하고 있으리라 봅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대학원을 가는 것은, 긍정적인 선택지로 고민해 볼 만하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공부를 얼마나 좋아하는가?” 가 최종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전공 공부에 정말 소질이 없다면? 책상 앞에서 책에 몰두하는 것을 체질적으로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분들이라면 대학원에 어찌어찌 합격한다 하더라도 결코 행복한 학위 기간을 누리기 어렵습니다.
돈도, 명예도, 출세도 중요하지만 결국 오늘의 행복이 중요한 게 아닐까요? 그 과정이 행복할 자신이 없다면, 좀 더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을 하는 것이 더 나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