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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완 Aug 20. 2023

최근 내 슬럼프를 극복해 준 두 영상

Feat. 이센스, 곽백수

https://www.youtube.com/watch?v=nnanq71aee0&t=336s&ab_channel=DAZEDKOREA

얼마 전 이센스의 정규앨범이 발매되었다. 빈지노와 함께 국내힙합 정상에 우뚝 선 그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래퍼이기도 하다. 옥중에서 발매한 <에넥도트>, 얼룩진 시내를 걷는듯한 <이방인>은 모두 서사적으로도 큰 울림을 주었기 때문이다.


<저금통>은 앞선 두 앨범과는 궤를 달리한다. 앨범을 관통하는 굵직한 스토리라인이 없다. 대신, 신난다.

첫 번째 트랙부터 도끼와 함께한 <No boss>.빈지노와 랩스킬로 자웅을 겨루는 <A YO>. 그리고 우직하고 빽빽한 래핑을 보여주는 <Gas> 모두 그렇다.


그는 이번 앨범에서 최대한 생각하는 걸 비웠다고 한다. 장고를 거듭하다 보면, 왠지 앨범이 '그래야 할 것 같은' 서사와 사운드를 담아야 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글을 쓸 때도 그렇다. 뭔가 글을 쓰다 보면 그럴듯한 교훈이나 깨달음이 담겨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넘치는 옷장을 황급히 닫는 듯이 내려버리는 결말은 으레 쓸모가 없었다. 오히려 잘 모르겠다거나, 결론이 잘 나질 않는다고 솔직하게 시인하는 편이 더 나은 적이 많았다.


인생에 있어 온전한 도착 있을까. 우리는 시시프스처럼 계속 바위를 굴릴 뿐이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건 생각보다 많이 없다, 결국 이센스의 말처럼 '지금 괜찮아야 한다'. 쾌락이나 본능을 쫓는 건 잘못된 게 아니라, 오히려 자연에 충실한 행동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X8p5gK7vXbw&ab_channel=%EC%B9%A8%EC%B0%A9%EB%A7%A8

<가우스전자>는 내가 중학생이었을 때 보았던 웹툰이다. 학교 친구들은 공감대 형성이 쉬운 학원물이나 로맨스를 좋아했다. 그래서 쉬는 시간 교실 한 편에선 <연애혁명>이나 <외모지상주의> 같은 작품들 위주로 이야기를 했다.


가우스전자는 그런 이야기엔 한 번도 껴보지 못한 웹툰이다. 이 웹툰은 아이들의 관심사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회사원들의 일상에 대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짧은 단편 형식으로 무려 주 5회 연재되었다.


영상 속에서 곽백수는 스스로를 스프링에 비유한다. 그는 엄청난 관성과 추진력을 보유한 인물이다. 만화 세이브파일이 무려 한 달치나 있다는 것, 지각이나 펑크 없이 웹툰을 마감한 것, 또 약 10년 동안 달리기를 했다는 것 모두 그의 끈질긴 근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쉬면 흐름이 망가진다. 꾸준히 작업을 해야 습관이 잡히고 실력이 비로소 늘게 된다는 말은, 나를 따끔하게 꼬집었다. 무언가를 시작해도 성과가 지지부진하면 아예 놓아버린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결국은 우리는 모두 개인사업자다. 조직이나 사회에 인생을 의탁한다면 주도권을 뺏기게 된다.
-곽백수-


뇌수술로 한쪽 입꼬리가 올라가지 않는 곽백수. 그러고 보니 그 입은 Just do it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나이키의 스우시로고를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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