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매일 쓰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토끼의 지혜 Dec 28. 2024

탄산수의 청량감

캬~ 단박에 갈증이 해소된다.

청량하고 깔끔한 이 맛.

나는 탄산수를 몇 모금 더 들이켰다. 요즘 부쩍 아니 많이 늘었다. 물대신 먹기 시작한 것이. 항암 차수가 늘면서 갈증은 점점 심해졌고, 아무리 물을 많이 먹어도 해소되는 느낌이 없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선택한 것이 탄산수였다.


그러고 보니 떡라면도 먹고 싶고 삼겹살도 먹고 싶다. 콩나물김칫국은 또 어떻고. 흰 밥에 김치를 쭈욱 찢어 올려 한입 가득 먹고, 거기다 조미김까지 얹어 주면 정말 맛있는데. 침이 한가득 고인다.

그런데 이 음식들이 고귀하고 값 비싸 사 먹지도, 해 먹지도 못하는 음식들이라면 그나마 덜 억울할 텐데.


나는 본래 음식에 욕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음식은 단지 나에게 죽지 않을 만큼만  그만큼만 이었다. 음식을 만드는 즐거움도 먹는 즐거움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먹는 시간이 아까웠다. 사람이 먹지 않으면 요리도 안 해도 되고, 돈도 그만큼 덜 쓰고, 그 시간에 다른 생산 있는 것들을 더 많이 할 수 있을 텐데라고 난 늘 생각하곤 했다.


나는 차가운 탄산수 병을 손 안 가득 그러쥐고 뚜껑을 다시 열었다. '치이익' 하며 물방울 같은 하얀 기포들이 뽀글뽀글 올라왔다. 그것을 보니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한 모금 더 먹어보니 톡 쏘는 맛이 내 세포와 신경들을 잠시잠깐 황홀하게 만들었다. 만족스러웠다. 뭐니 뭐니 해도 갈증은 조금 덜어진 듯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