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 제임스 더버
책의 첫 장을 펼치자 그림이 너무 예뻤다. 글보다 그림에 눈이 더 갈 정도였다.
아침을 먹던 한 남자가 우연히 창밖을 보다 유니콘을 발견한다. 유니콘은 정원에서 꽃을 먹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남자는 자고 있는 아내에게 달려가 얘기한다. 하지만 아내는 믿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유니콘이 있다는 말을 지금 세상에 곧이곧대로 믿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남자는 할 수 없이 혼자 정원에 나가 유니콘에 꽃을 따서 주었다. 유니콘이 꽃을 받아먹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남자는 다시 아내에게 달려가 말했다. 하지만 역시 아내는 믿지 않았다. 오히려 남편을 미치광이 취급하며 정신병원에 가두려 했다.
남편은 평상시에 '미치광이', '정신 병원' 같은 말을 싫어했다. 그래서 화가 몹시 났다. 아내에게 확인시켜 주기 위해 함께 정원에 나갔지만 유니콘은 보이지 않았다. 실망한 남편은 그 자리에서 잠이 들고 말았다.
그 모습을 본 아내는 경찰서와 정신 병원에 남편이 미쳤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남편이 유니콘을 보았다고 신고한 아내를 경찰관은 더 이상히 여겨 아내를 붙잡아 갔다.
사람이 정신 병원에 갇혀 있지 않은 이상, 절대 미치광이라고 말하지 마세요. - p30
나 같으면 남편의 말을 믿지 않더라도 신고까지는 안 했을 것 같다. 그리고 유니콘이 없다고 단정 지을 필요도 없었다. 유니콘이 신화에서나 존재하는 상상의 동물이기는 하지만 우리 마음속에는 한 번쯤 실제로 봤으면 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그런 유니콘을 봤다는데 부러워해야 하는 거 아닌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 다르다. 다음엔 로또를 꼭 사라고 조언해 주고 싶다.
작가 제임스 더버는 미국의 유명한 작가이자, 만화가이다. '뉴요커' 잡지사에서 일했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대부분 함부로 위세를 부리는 아내, 소심하고 불행한 남자, 아주 조용히 방관하는 동물 등이다. 1931년부터 잡지에 만화와 글을 발표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작품으로 <열세 개의 종>, <더버 카니발>, <믿음과 골동품>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