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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스라엘 이영란 Dec 02. 2024

한국 음식 에피소드 (히브리대 식사)

한국 음식 에피소드


한식을 좋아하는 캐나다 교수님 .

어디서 무얼하다 오셨는지 음식이 다 떨어졌는데 오셨다. 마지막 남은 잡채을 바닥까지 긁어 가시며 떠가신다 멀직히.바라보다가 내가 나서서   국자로 남은 한 실오라기 까지 박박 긁어 떠드려도 감사하다며 좋아라 드신다.

나에게 젓가락이 다 떨어졌다며 하나 얻어달란다.

혹시 몰라 더 가져온게 있어 드리니  너무 좋아하신다. 한식 드시는게 예사롭지 않다.

잡채 뿐아니라 매운 김치 .무생채 오이무침 등 우리도 매워서 먹기 힘든 김치류도 잘  드신다.

너무 신기하여 내가 사진 찍어도 되냐니 흔쾌히 응하신다. 한국음식을 잘 드시니 처음 뵙는 분인데도 친근하다. 음식만으로도 이렇게 서로 가까워 질수 있다니 .


어떤 한국 여성분이 한식에.관심이 많길래 도토리 묵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1대 6으로 하면 돼요 .

1이 뭔가요?

도토리 가루요 .

그럼 6은 뭔가요?

ㅋㅋ 도대체 6은 뭐라고 생갇하세요?

우리 주부들에게는 상식인 것들이 이 처자에게는 너무도 생소한 말인가보다.


브라질에서오신 한국 교수님 한분도 한식을 보시고는 감동하신다 . 이스라엘 땅에 와서 한식을 먹을지는 상상도 못했단다.  한국 어느 식당에서 먹었던  십만원 짜리 음식도 이만 못했다며 우리의 음식을 극찬하신다. 외국에 사는 우리들이 서로 느낄수 있는 공통된 느낌일게다

 . 나도 아마 브라질에 가서 이런  융숭한 대접을 받게 된다면 눈물날지도 모르겠다.


수정과를 했다. 예전에  몇번 했던 기억이 나서 집에 생강과 수정과가 있길래 해보았다. 황설탕을 맛이 날때까지 넣었다. 내가 먹어도 너무 맛있고 향이 좋다. 다들 맛있게 먹길래 여기 잣을 띄워 먹으라고 언져 주었다. 한국말을 알아듣는 유대인 학생들이 야 여기다 이거 띄워먹는거래 하며 한움큼씩 넣어 먹는다. 유정이도 수정과 먹고 잣이 떨어지면 또 더 넣어 넣었단다. 수정과 맛으로 먹는건지 잣 맛으로 먹는건지 . 둘의 궁합이 잘 맞다. 이스라엘에서 수정과를 먹던 한국 학생들도 수정과를 만들수가 있어요 하며 놀랜다. 얘들아  수정과는 이스라엘에 재료가 다 있어서 만들수 있단다.


사실  20년 전만 해도 카레밥 조차도 해본적이 없던 나였다. 겨우 라면이나 끓이면 잘끓일 정도 . 밥해본적 없던 내가 한식재료도 마땅히 없는 이스라엘 땅에서 거기다 임신한 상태에서 나는 뭘 해 먹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외국인들은 우리가 쌀밥 먹는걸 알아서 여기 쌀 판다고 하지만 알량미다. 오히려 호주 수입산이 우리니라 쌀과 같다. 그래도 한국 음식 해본다고 책 찾아 김치 담그는 법도 혼자  터득하기도 했다. 피부가 약한 편이라 습진이 심해 곪기가 일수였다.


한식이라곤 찾아볼수 없는 이스라엘 땅에서 고추장 된장 고춧가루까지 한국에서 공수해와 살아가야하는 이 외국 현실 속에서 내가 생각해도 기특할  정도로 뭐든 척척 해낸다. 요즘은 내 스스로도 나를 기특해 할 때가 있다.  그래도 내가 참 세상을 열심히 살아왔구나 하는 뿌듯함에 내가 나에게 잘했다 칭찬해주고 싶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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