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
전시를 하기에 앞서
나는 전업주부였다.
그것도 7세, 4세 유아동을 키우고 있는 주부.
내가 알고 있는 전시는
작가가 어느 정도 상주해있어야 하고,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전시를 함으로써
아이들 케어가 문제였다.
하필 이때 남편의 일은 한창 바쁜 시기였었고,
남편도 본인이 아이들을 케어하고 싶었지만
의지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전시 관련해서 친정엄마에게 털어놓았다.
“엄마, 나 전시 제안을 받았는데..”
“우리 딸 멋있네!”
“근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당장 아이들이 걱정이야”
“뭐가 문제야? 기회는 왔을 때 잡는 거야.
그 기간만큼 엄마가 애들 케어해 줄 테니까
이제 너도 해보고 싶은 게 있으면 하나씩 도전해 봐. 엄마처럼 집에서 아이만 보지 말고.
너를 키울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봐야지”
엄마의 힘 있는 응원과 보조로
나는 전시에 참여하게 됐다.
만약 이때 엄마가 망설이면서 말했다면,
내 성격상 다음에 하고 말았을 거다.
내 육아가 엄마의 육아로 이어가고 싶지 않았다.
이제야 육아가 끝난 엄마이기에,
더 이상 내 육아로 연장선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너무 힘들 때 어쩔 수 없이
엄마에게 달려가는 나)
하지만 이때 엄마는 나보다 더 단호했고,
목소리에 내가 없는 힘이 있었고,
나보다 엄마가 나를 더 믿어줬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었기에
시작하는 거에 있어서 망설임이 없어졌다.
그렇게 나는 제안서를 제출했다.
근데, 나는 툰인데..
전시에는 어떤 그림을 올려야 하는 거지?
월페이퍼 중 하나??
아니 벽에 사이즈가 있네??
막상 시작하니 모르는 것 투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