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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볼드벤처스 Apr 21. 2022

[Thesis 제2장] 소유권을 찾아나서는 소비자들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화한 서비스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볼드벤처스 Thesis, Part 2

데이터 소유권을 찾아나서는 소비자들과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화한 서비스의 등장



"우리는 광고 기반의 검색 엔진이 필연적으로 광고주에게 집중하고 소비자들의 니즈는 차선에 둘 것으로 예상합니다."                                     

- 구글 창업자 Sergey Brin & Larry Page (1998)



아이러니하게도 광고 기반 검색엔진의 아버지인 Sergey Brin Larry Page 구글 창업 당시 주주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광고 기반의 검색엔진은 사용자의 검색 경험보다는 광고주의 실적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검색 퀄리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들은 광고 기반의 사업모델의 한계를  20 전부터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소비자들도  나은 사용자 경험을 찾아 광고 기반의 서비스를 이탈하는 현상 목격되고 있다.


1장에서는 인터넷 사용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소유하고 통제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으며, 신규 플레이어들이 소비자 요구에 응하며 소유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에 대한 증거로 아래의 프라이버시 보호 관련 지표를 하나씩 살펴보겠다.


 ① “앱 추적 거부" 애플 iOS 업데이트에 대한 소비자 반응

 ② 암호화 메시징 서비스 Signal과 Telegram의 인기

 ③ 프라이버시 보호 검색엔진 DuckDuckGo 사용자 증가







지표 ①: “앱 추적 거부" 애플 iOS 업데이트에 대한 소비자 반응


작년 4월 출시된 애플의 iOS 14.5 업데이트에 대한 사용자 반응을 살펴보자. 최근 업데이트에서 선보인 ‘앱 추적 투명성’ 정책으로 인해 어플은 데이터 공유를 목적으로 사용자 데이터를 추적하거나 접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용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어플은 사용자에게 허가를 묻는 메시지를 띄워야 하고, 사용자는 설정란에서 어떤 앱에게 추적을 허용했는지 확인하고 언제든 허가 여부를 변경할 수 있다.


앱 추적 거부 기능은 예상 외로 사람들에게 유의미한 것으로 조사되어 주목받았다. 분석 기업 Flurry 조사에 따르면 업데이트 후 앱 추적을 허용한 미국 내 아이폰 사용자는 4%에 불과하다. 약 250만명이 조사에 응해 나온 결과다. 조사 범위를 전 세계 530만명으로 넓히면 비율이 12%로 상승하지만, 그래도 적어도 88%에 달하는 아이폰 사용자가 앱 추적에 불만을 드러낸 셈이다. 소비자들은 선택권이 주어졌을 때 편의성보다는 통제권을 선택하고 있다.



지표 ②: 암호화 메시징 서비스의 인기


또 다른 지표로 Signal과 Telegram 등 암호화 메시징 서비스의 인기를 꼽을 수 있다. 현재 세계 메신저 시장은 Facebook이 주도하고 있는데, 페이스북은 자체 개발한 Messenger 서비스와 2014년에 인수한 모바일 메신저 Whatsapp으로 앱 기반 메시징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승자독식 산업인 모바일메신저 시장에서 Signal과 Telegram과 같은 신규 플레이어는 최근까지 틈새시장 공략 이상의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2021년 1월에 Signal과 Telegram의 월간 다운로드 수는 Facebook의 두 어플을 능가했다. Signal의 다운로드 수가 특히 두드러졌는데, 1년 사이에 약 120만 건에서 거의 3천만 건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시그널과 텔레그람 월간 다운로드 수 (출처: 출처: Fortune.com / Apptopia)


위의 이탈 현상은 Facebook의 새로운 서비스 약관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라고 볼 수 있는데, 당시 회사가 발표한 신규 약관에 따르면 WhatsApp이 사용자의 결제 및 거래 데이터를 Facebook과 공유하여 맞춤형 표적광고에 사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WhatsApp은 2016년부터 모회사인 Facebook과 데이터를 공유해 왔지만, 업데이트된 서비스 약관으로 인해 사용자의 수집 거부권(opt-out)이 사실상 사라지게 되었다. Signal과 Telegram으로의 대거 유입은 이에 대한 소비자의 강력한 반응으로 보인다. 논란 이후 두 어플에 대한 열기가 살짝 주츰해졌지만, 개인정보보호 기능을 제공하는 신규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표 ③: 프라이버시 보호 검색엔진 사용자 증가


이러한 관심은 채팅 뿐만 아니라 검색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라이버시 보호 검색엔진인 DuckDuckGo는 Google과 달리 사용자 사용자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데, 회사의 검색 광고는 누적된 개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의 검색어만을 기반으로 제공된다. 데이터 노출 위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DuckDuckGo의 사용자 수와 검색 쿼리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08년에 설립된 DuckDuckGo는 현재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브라우징 어플이며, 하루 평균 1억건 이상의 검색을 처리하고 있다.


DuckDuckGo’s 검색 쿼리 수 (출처: DuckDuckGo.com/traffic)


이와 관련해 새로운 수익 모델도 등장하고 있다. 또다른 프라이버시 검색엔진인 Neeva는 ‘광고 없는 검색엔진’을 선보였는데 광고 대신 구독 기반의 유료 서비스의 형태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사용자에게 검색 비용을 청구하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는데, 소비자의 요구에 힘입어 다양한 스타트업이 빅테크의 이성에 도전하고 있다.






소비자 요구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유럽의 GDPR 법안, 그리고 이를 필두로 전세계로 확대되고 있는 개인정보 보호법


사실 정부도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현재 유럽이 개인정보보호 강화에 앞장서고 있는데, 2018년부터 시행된 일반 개인 정보 보호법(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은 데이터를 개인의 ‘자산’으로 정의하는 새로운 데이터 체제의 패러다임을 선언했다. GDPR은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기 시작하며 캘리포니아의 소비자개인정보보호법(CCPA)부터 Brazil의 LGPD(일반 데이터보호법)까지 전세계적으로 퍼지고 있으며, 데이터는 소비자의 ‘지식 재산권’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의 정책적 관여는 2020년도부터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Gartner는 최근 보고서 2023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65%가 현대적인 개인정보보호 규정에 따라 개인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개인정보보호 규제 현황 (출처: 2020 DLA Piper, dlapiperdataprotection.com)


소비자 요구와 정부의 다양한 보호규정 확대에 힘입어 데이터에 대한 투명성과 소유권은 새로운 표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데이터 소유권은 단순한 컴플라이언스 문제가 아닌, 사용자 경험과 비즈니스 성장전략의 중요한 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플레이어가 이러한 소비자 요구에 쉽게 응하기 어려운 이유


달리 말하자면, 현재 유저와 서비스 제공자 간의 가치 불일치가 목격되고 있다. 유저들은 더 많은 프라이버시 보호와 통제권을 원하는 반면, 구글과 페이스북 등의 빅테크 플랫폼의 주된 수익원은 개인정보이기 때문이다.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광고 사업을 주 수익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페이스북과 구글 등의 서비스를 무료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는 금전적인 가치를 지니는 개인정보를 서비스 이용의 대가로 지불하고 있다. 실제로 디지털 광고 매출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알파벳(구글)의 경우 80%에 달하며, 페이스북은 100%에 가깝다.

              

빅테크 기업의 광고 매출 비중 (단위: %, 2020년 기준) / 출처: Statistica


광고 기반의 수익 모델로 성장한 테크기업이 광고를 중지하고 이러한 소비자 요구에 빠르게 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의 소유와 통제에 대한 요구는 잠재력을 지닌 새로운 플레이어에게 기회로 이어지고 있으며, 작고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빅테크를 해체(unbundling)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Bold Ventures는 암호화기술, 분산네트워크, 클라우드 컴퓨팅 등이 구현해줄 사회적 변화에 주목하고 있으며, 적당한 상상력과 끊임없는 공부를 바탕으로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회사를 발굴하고 투자할 계획이다.

추후 포스팅에서는 ‘접속’의 확장과 더불어 ‘소유’라는 소비자의 요구에서 비롯된 다양한 기회들을 ① SaaS/API, ② 크레이터 이코노미,  디지털 신원과 보안, 그리고 웹3으로 나누어 차례대로 살펴보겠다.


목차:

[제 1장] 기술의 발전과 소유의 확장

[제 2장] 소유권을 찾아나서는 소비자들: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화한 서비스의 등장

[제 3장]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coming soon!)

[제 4장]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제 5장] 디지털 신원과 보안

[제 6장] 웹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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