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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15. 2022
나는 왜 쓰는 삶을 택했는가?
학교 다닐 때 국어가 제일 싫었다.
열심히 한다고는 했지만
성적이 안 나왔으니까.
지금 생각해 보면
문해력이 참 부족했던 거 같다.
책은 성인이 돼서도
1년에 한두 권 읽을까 말까 할 정도였다.
부끄럽다.
독서의 즐거움을 느껴보지 못해
책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생을 바꿀 만큼 대단한 힘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살았다.
그랬던 내가 이제는
책도 읽고, 신문도 보고,
블로그에 브런치에
글도 쓰며 살고 있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내 인생에도 위기가 닥쳤다.
얼마 살지 않은 인생이지만
뭔가 잘 못 살아온 것 같고,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알 수 없는
실타래 같았다.
바로 그때부터였다.
그냥 충동적으로 막연히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꼬인 인생을 정리하고 싶었고
복잡한 생각들로 꽉 찬
내 머릿속을 싹 다 비워버리고 싶었다.
해결하지 못하고 내 안에서만 맴돌던
생각들을 밖으로 끄집어내서
내 눈앞에 보이게 하고 싶었다.
글 쓰는 행위를 통해
문제 상황을 정면으로 마주해야
문제가 해결될 것만 같았다.
강원국 작가가 말했다.
글쓰기를 배우고 글 쓰는 삶을 산다는 건
내 삶을 더 잘 살고 싶다는 거라고
맞다.
사실, 쓰지 않는 삶을 살아도
사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
세상에는 쓰는 사람보다
쓰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이 훨씬 많다.
하지만 나는 쓰는 삶을 택했다.
지금부터라도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조금씩, 꾸준히 글을 써보려고 한다.
혼란스러운 생각들을 잘 정리하고
나의 의지와 의욕만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타인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진정 인생의 행복을 느끼는
삶을 살고 싶다.
이것이 내가 꿈꾸는 삶이다.
그래서 요즘 이것저것 배우고 있다.
올해가 끝나가는 막판에
뭐가 아쉬워선지 욕심을 부리고 있다.
글쓰기 강의도 듣고, 돈 공부 강의도 듣고,
일주일에 네 번, 줌까지 켜고.
새로운 걸 배우는 건 참 기쁜 일이지만
잘할 수 있을지 두렵기도 하고
몸이 정말 피곤했다.
순간, 코로나로 아이들이
하루 종일 줌 수업할 때가 떠올랐다.
태도가 안 좋다고
얼마나 지적질을 해댔는지...
사춘기 아들은 1교시부터 7교시까지,
둘째는 오전 내내
어떻게 줌 수업을 들었는지...
난 고작 하루에 2시간 들으면서도
이렇게 피곤해하는데...
화면 켜고 안 켜고의 차이는 정말 크다.
아이들은 정말 어른보다 더 대단하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배우는 게 참 많다.
지난날을 반성해 본다.
글 쓰는 방법을 모를 땐
그냥 술술 막 썼는데...
강의를 듣고 배움이 늘수록
손가락이 안 움직인다.
잘 쓰려는 마음이
지금 나를 힘들게 하고 있다.
인생의 모든 것에서
'잘'이라는 단어만 빼면
모든 게 쉽게 해결된다고 하는데...
며칠 글을 안 썼더니
이상하게 마음이 답답했다.
그래서 떠오르는 대로 써본다.
글은 오로지 독자를 위해서
독자를 돕기 위해서 써야 한다고 한다.
나에게 1:1 상담을 요청한다면
어떻게 대답을 해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글쓰기가 쉬워진다고.
강원국의 글쓰기에서
많은 사람들이 글을 잘 쓰지 못하는 이유가
감정적 요소는 덜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논리, 구성, 어휘, 비판, 판단 등
이성적 요소에 너무 집중하기
때문이라 한다.
처음부터 이성이 좌지우지하면
불리지 않은 때를 미는 것처럼
뻑뻑하고 힘들다는
표현이 참 재미있다.
쓸 거리는 써야 나온다.
머리로 쓰는 것은 보이지 않는다.
손으로 써야 보인다.
보이는 것은 새로운 생각을 만든다.
쓸 거리가 있어서 쓰는 게 아니고, 쓰면 쓸 거리가 생각난다.
처음 쓴 몇 줄이 실마리가 되어, 그것을 단서로 엉킨 실타래가 풀려나간다.
생각이 생각을 물고 오고, 글이 글을 써나간다.
<강원국의 글쓰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