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화평 Oct 20. 2023

건조함, 더움

23.06.16


푸석하게 마른 모래알이 박힌 피부에
가득 채운 술잔을 기울인다
박피, 마치 메스꺼웁다 못하여 위를 태우는 알콜을
피부에 박피한다 화학분자를 심고 펴바른다
건조한 피부는 알콜이 섞인 수분기를 갈급하고
불거진 혓바닥은 버석한 목구녕에 물칠 대신 술칠을
뚫린 창시는 곡식으로 밥 짓기 대신 곡주 빚기를

온몸에 술칠을 한 미치광이는 딴스를 한다
발바닥은 작열하는 태양에 달궈진 백사장에
동그라미 다섯 개, 넓적한 면적 한 개로 이루어진
술방울을 점점이 떨어뜨리고...
버석한 백사장은 언제 즈음에 흔적을 남겼는지도
모르게 아가리를 벌려 술방울을 받아삼킨다
실은 백사장이 아니라 작열하는 더움이 그들을
훔쳐갔는지도 몰라

산성이 섞인 구름의 침 대신 알콜이 섞인 술이 내려
내가 잠긴다
내핵의 울부짖음에 산이 비틀리다 찢어진 트음으로
내가 떨어진다
트음새로 잠겨가는 나의 추락…
지표면의 아가리를 나를 지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