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의미
푸른 달-조다비
"최초 달의 착륙을 한 사람을 부러워합니다."
선택받은 사람만 갈 수 있는 곳, 선택받아도 생명을 내놓는 각서를 써야만 하는 그곳. 달의 표면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도전을 말하려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지만 갈 수 없고 처음 그곳에 있었지만 이제는 갈 수 없는 곳. 마치 '외계인'이 되어버린 '나' 그래서 그곳을 더욱 '그리워'하는 존재가 되어버린 사연을 담아 사진으로 담아냈습니다. 언젠가부터(원래부터) '고향'을 그리워하면 이상한 시선을 받아야 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 현실이 부담되기도 합니다. "아니, 싫어서 떠난 그곳을 그리워한다고?" , "당신은 고향으로 돌아가세요!", "당신을 오라고 하지 않았으니 왔던 곳으로 돌아가세요!" 현재 머물고 있는 곳을 무한한 감정을 담아 찬양하지 않으면 뾰족한 화살촉을 쏟아붓습니다. 살면서 느끼는 감정을 고스란히 내 비추면 불편한 감정을 쏟아내는 사람들. 그 삶의 지쳐 현재 살고 있는 곳을 예수가 있는 '천국'으로 표현을 해 내며 최초의 인간, 아담과 하와가 머물고 있는 에덴동산으로 표현을 하는 나를 발견합니다. 나는 '탈북민'
걸었던 모든 길이 헛된 걸음이 아니었지만 가끔은 멈추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동화'되어 나는 '외계인'이 아닌 같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현재의 내가 아니고 처음부터 당신들처럼 같은 사람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고 생각도 해봅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또다시 떠납니다. 멀리멀리 깊은 내면 속 바다로 떠납니다. 멀리 가 보아도 나의 목소리가 존재하는 한 뒤 돌아보면 여전히 좇는 따가운 시선들이 존재합니다.
DMZ1_조다비
'고향' 땅이 보이는 맞은편에 살고 있지만 나는 여전히 '외계인' D-MZ세대로 살고 있습니다. 철조망 건너편 저곳에 있을 때는 너무 배가 고파서 눈의 헛것이 보였습니다. 공중에 날아다니는 새를 보며 '내가 저 새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새가 되어 장마당으로 훨훨 날아가 떡 하나 훔쳐 먹을 텐데 말입니다. 지금은 먹고 싶은 거 다 먹습니다. 오히려 살 빼기 위해 적게 먹습니다.
청보리-조다비
하루는 제가 살던 동네에 앞집 빨간 기와집에 천연색텔레비전(컬러 tv)이 들어왔습니다. 작은 동네에서 유일하게 잘 사는 작업반장 집이었습니다. 하루 중 유일하게 전기가 들어오는 저녁시간대, 아장아장 걷는 코 흘리게 아이들이 아동영화 <소년장수>와 <다람쥐와 고슴도치>를 보기 위해 작업반장 집으로 모여들었습니다. 아저씨는 처음에는 새로 산 컬러 tv를 자랑하기 위해 오는 아이들을 반겼습니다. 아동영화를 보기 위해 아저씨 집으로 들어가니 부뚜막에 보리를 말리고 있었습니다. 나는 30분짜리 아동영화가 끝나갈 무렵 부뚜막 가장자리에 바삭 말린 보리 한 움큼을 호주머니에 넣고 나와 그것을 질겅질겅 씹어 먹었습니다. 배가 고팠던 7살이었습니다. 나중에는 아이들이 모여들 시간 되면 방문을 안에서 걸어 잠가서 그 후로 작업반장 아저씨의 천연색텔레비전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때 훔친 보리 한 움큼의 흔적을 발견한 것일까요?
외국인 어부들_조다비
현재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글 쓰는 작가 겸 사진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8년간 사진작가로 활동하다 이번 첫 전시를 하게 됐습니다. 글로는 몇 년 전 에세이스트로 미국 문학잡지에 실리며 등단했습니다. 사진작가로는 공식적 데뷔(?)를 하게 됐습니다. 7인탈북예술인들이 한 공간에 모여 전시를 합니다. 60여 작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탈북예술인들의 철학과 세계관을 볼 수 있습니다. 탈북예술인들은 어떻게 예술을 표현해 내는지도 이번 기회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전시는 무료입니다.
저의 이번 전시명은 이방인 그리고 '사향'하고 '사향'하다입니다. 고향을 그리워하지만 시간이 흘러가면서 저의 마음속에 고향이 죽어간다는 뜻입니다.
타인의 시선을 뿌리치고 나온 탈북작가 7인이 완전히 새로운 타인을 만나 예술이라는 언어로
꽃처럼 피어나는 여정을 담은 전시 BLOSSOM~6월 28일부터 만나볼 수 있습니다.
조다비 @thedarbyj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