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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HE KOREA Aug 08. 2022

[How Startup] 이걸로 사업해도 될까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도해의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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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서 ‘풀고자 하는 문제’를 찾아라

여기서 말하는 문제란 사회의 존속을 위협하는 커다란 위기도 문제고, 개인의 일상에서 귀찮음이나 짜증을 유발하는 작은 것도 문제다.  

문제를 찾기 위해선 당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을 놓고 “왜 이런 일이? 어떻게 해결해? 안 하면 어떻게 돼?” 등등을 질문하라.

그래도 찾기 어려울 때는 당장 밖으로 나가 사람들을 관찰하며 그들에게 ‘어떤 불편함이나 고통이 있는지’ 발견하라. 


하지만 문제를 발견했다고, 바로 회사를 세워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게 맞을까? (그렇다면 당신은 진짜 '용자'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잠깐 자신이 발견한 문제를 따져보자. 우리가 가진 자원이 한정된 만큼, 이 자원을 현명하게 쓰는 게 필요하다. 자 오늘의 주제는 발견한 문제를 가지고 스타트업 씬에 뛰어들지 말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몇 년 전 내가 다니는 회사의 창업자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창업을 기획하던 중 “넥스트 스텝: 아이디어에서 스타트업으로(The Next Step: Guiding You From Idea to Startup)”라는 책을 발견했다. (한국에 번역된 책은 아니고 예비창업가가 스스로에게 자문하다 보면, 자신이 하려는 사업에 대한 골자가 정리되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루니 라이베스는 이렇게 말한다. 


창업가 정신을 심어주는 일을 시작한 처음 20여 년간 나는 항상 스타트업에게 가능한 가장 대규모 회사가 될 수 있는 아이디어로 창업을 하라고 말했었다. 이제 막 시작한 스타트업은 그 회사의 규모가 어떠하든 사업을 위해 엄청난 노력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또한 회사의 크기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실패한다. 그래서 가장 큰 보상이 기대되는 가장 큰 문제에 에너지를 쏟는 게 논리적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깨어있는” 기업가들과 일하면서 내 생각도 달라졌다. 요즘 나는 가능한 파급력이 큰 아이디어로 사업하라고 조언을 한다. 즉 가장 거대한 문제를 풀라는 것이다. 파급력이 있는 스타트업 역시 다른 스타트업만큼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이들도 대부분 실패한다. 하지만 그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은 자신의 가진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스타트업에 쏟는 창업가다. 

-          Luni LIbes, “The Next Step: Guiding You From Idea to Startup”



스타트업이 풀려는 문제의 임팩트가 얼마나 큰지가 한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임팩트니, 파급력이니, 하는 말은 잘 와닿지 않는다. 그리고 모든 스타트업이 누가 봐도 '엄청난 임팩트'라고 할 만한 부의 불평등이나 기후변화 문제만을 풀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럼 이 ‘임팩트’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와이콤비네이터의 파트너인 케빈 헤일의 글에서 힌트를 얻어보자. 


우선 좋은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문제다. … 사람들이 해당 문제를 경험하는 속도 만큼, 시장도 성장한다. 그리고 이런 문제가 다른 형태의 문제보다 빠르게 성장한다. 


우리는 급박한 문제를 좋아한다. 아주 빨리 해결되어야 하는 그런 문제 말이다. 우리는 해결에 아주 많은 비용이 드는 문제를 좋아한다. 이런 종류의 문제를 풀 수만 있다면, 잠재적으로 엄청나게 많은 요금을 부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필수적인 문제를 좋아한다. 즉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 중 꼭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또한 우리는 자주 발생하는 문제를 좋아한다. 사람들이 만나고 또 만나고 하는 그런 문제, 즉 시차를 두고 계속 조우하는 문제를 좋아한다. 


… 이중 적어도 하나 이상의 특징을 가진 문제를 다루는 것이 이상적이다. 모든 것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회사가 성장하지 않거나 사람들이 당신이 풀려는 문제에 대해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아마도 이러한 특성 중 일부가 누락되었을 것이다. 

-          Kevin Hale, “How to Evaluate Startup Ideas”


이를 정리해보자. ▲문제의 당사자 규모, ▲해결의 급박함 정도, ▲해결 비용 규모, ▲인간 필수 욕구와의 거리, ▲발생 빈도 등 총 5개의 기준으로 임펙트를 체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그림으로 그려본다면 이런 모습이 될 것이다. 



자신이 발견한 문제를 놓고 이런 척도로 평가를 해보자.  물론 평가는 실제 고객과 해야 한다. 책상에 앉아서 인터넷을 검색해 나오는 통계보다, 실제 당사자 1~2명의 증언이 더 가치가 높다. 당사자를 만날 수 없다면, 해당 문제를 연구해온 전문가라도 찾아서 조언을 들어보자. 


또 다른 방법으로는 자신이 발견한 문제가 어떤 성격을 갖는지 파악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발견한 문제는 ‘없다고 해서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지만, 있으면 더 좋아지는 것’인지, ‘없으면 정말 큰일 나는 것인지’ 등을 따져보는 것이다. 이 방법에 대해선 한국의 대표 액셀러레이터 ‘프라이머’의 권도균 대표가 쓴 글에 잘 나와 있다. 


스타트업에게 ‘당신 사업이 제공하는 주된 가치가 무엇’인지 물어보면 많은 경우 재미와 흥미라고 한다. 즐겁고 재미있으면 사람들이 좋아하고 자사 제품을 꼭 쓸 것이라고 한다. ‘재미와 흥미’라는 가치는 고객을 흡인하는 힘은 강하지만 그 기간이 가장 짧다. 재미와 흥미를 주된 가치로 두는 사업은 연예 산업과 게임 산업 분야이다. 만일 재미와 흥미를 자신의 사업 중심 가치로 생각한다면, 흡인력은 강하지만 주기가 짧은 재미라는 가치를 붙잡는 노하우를 연예 산업과 게임 산업에서 배워라. 


이보다 더 긴 흡인력을 갖는 것은 ‘있으면 좋은 것’이다. 그러나 단지 있으면 좋은 것 정도의 아이템으로는 사업을 시작하지 마라. 와이 콤비네이터의 CEO 샘 알트만은 강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


‘재미와 흥미’ 위에 ‘필요한 것’이 있다면, 다시 그 위에 ‘없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 의식주 산업이 바로 ‘없으면 안 되는 것’의 대표 주자다. 이곳은 시장이 확실하고 큰 대신 경쟁이 치열하다. 그러면 시장을 나눠볼 수 있다. 특정 분야에서 없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 검색은 인터넷에 있어서 없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구글이 인터넷 기업에서 일등을 하게 된 이유다. 특정 영역에서 없으면 안 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 제공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은 큰 회사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흡인력을 가지면서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중요한 가치 요소는 ‘고통스러운 것’이다. 무언가 고통스러운 상황에 있는 고객은 해결책이 있다는 소문만 들어도 제 발로 뛰어와 제품을 자발적으로 산다. 시장은 좀 작더라도 고객의 즉각적인 반응과 강한 충성도를 가진 탄탄한 사업을 만들 수 있다. 


나는 이를 일컬어 ‘비즈니스 모델의 가치 5단계’라 한다. 1단계 재미와 흥미, 2단계 있으면 좋은 것, 3단계 필요한 것, 4단계 없으면 안 되는 것, 5단계 고통스러운 것이다. 당신의 비즈니스 모델이 추구하는 가치를 여기에 대입해보라. 고객이 ‘고통스러워하는 것’이나 어떤 분야에서 ‘없으면 안 되는 것’을 찾아라. 만일 발견하고 그 사업을 시작하면 로켓을 타는 즐거움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          권도균, ‘권도균의 스타트업 경영 수업’ 중


사실 문제를 발견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그리고 자신이 발견한 문제에 몰두해 불도저처럼 사업을 하는 뚝심 또한 칭찬받을 일이다. 하지만 가끔은 '내가 풀려는 문제가 어떤 차원의 문제인가'에 대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스타트업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전망하게 해주는 하나의 단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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