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속 욕망이 꿈틀꿈틀
남편과 포항으로 1박2일 여름 휴가를 갔다가
마지막 일정으로 소개팅날 갔던 물회집에 들렀다.
소개팅하는 날, 처음 만난 남자와 구미에서 포항까지 가다니!!
그 남자와 결혼하고 2년만에 다시 가니까 감회가 새로웠다.
식사 후에 배가 불러서 식당 앞 해변을 거닐다가
색소폰 연주를 준비하고 계신 분들을 보았다.
남편이 구경하고 가자고 해서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니까
10분쯤 지나고 공연이 시작되었다.
여러 악기를 연주하는 분들이 모여서 공연하는 건 익숙하지만
색소폰으로만 공연하는건 처음 봤다.
색소폰도 크기나 소리가 다양해서 너무 듣기 좋았다.
그런데 잔잔한 음악이 끝나고 웅장한 노래가 시작되니까
내 심장이 또 요동치기 시작했다.
원래 나는 소리에 민감했다.
길을 가다가도 작은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고
자동차 경적 소리에도 움찔할 때가 많다.
공황 장애가 생긴 후부터는 큰 노래 소리나 연주 소리가 들리면
심장이 더 크게 요동치더라.
그래서 각종 축제는 가본 적이 없다.
이번에도 빠른 리듬의 색소폰 소리에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이러다가 공황 증상이 올까봐(아직 오지 않았는데 미리 걱정함)
남편에게 빨리 여길 벗어나자고 얘기하고 싶었는데
남편 얼굴을 보니 공연에 푹 빠진 표정이어서
조금 참아보기로 했다.
첫 곡은 공연에 집중하지 못했지만
다행히 그 곡이 끝나고 나니까 훨씬 안정되었다.
마음이 안정되니까 이제 연주가 귀에 들어왔다.
색소폰이 이렇게 매력적인 악기였구나!
다들 생업 하시면서 취미로 배우셨을 텐데
이렇게 연주를 잘 하시다니 놀랍고 부러웠다.
그리고 평소에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돈이 아까워서 시도하지 않았던 내 마음 속의 작은 욕망이 올라왔다.
나도 진짜 배워볼까???
검색해보니까 우리 아파트 바로 앞 상가에도
성인 피아노를 배울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이렇게 가까이 있었는데도 몰랐다니!
월요일 되자마자 전화를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