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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수 Feb 03. 2023

북한이탈주민

'딩동, 딩동 ' 벨을 누르자  한 참뒤  한 여성이  불안해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 누구시죠."   적십자에서  실태조사차 나왔다고 하니까  안심한 듯 집안으로 들어오라고 한다.  마주  앉아  탈북한 사연을 듣다 보니 한숨만 나올 뿐이다.  


#엄혹한 현실

이 여성은 북한이탈주민으로 새터민으로도 불린다. 70% 이상이 여성으로  주로 중국등 제3국을 경유하여  한국에 들어온다.  그래서 중국에  자녀를  두고 온 경우도 많다.  이들은 브로커를  통해 북에 남은 가족을 데려오기도 한다.  


#적십자만이 할 수 있는  일

2006년 이렇게  들어온  북한이탈주민은 1만 명이 되었다. 통일부는 적십자에 새터민의 초기 정착업무를 맡긴다.


새터민은  입국 후  하나원에서  남한 사회 적응 교육을 받은  후 전국 각지에 정착한다.  이들을 직접 인솔해서  거주지에 이송하고  정착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업무다.


" 우리나라 봉사단체가 많지만 이 일은 전국적으로  조직된 적십자 봉사자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통일부 주무과장이 이 업무를  총괄하던 본사 팀장인 나에게 던진 극찬이다.  극찬이 아니라 사실이었다.  이 업무는 95% 가까이  적십자가 도맡았다.


#따뜻한 손길

 "애를 먹기도 하지요. 돈도 빌려가서 갚지 못한 경우도 있고,  기다려야죠" 

경기도 한 정착도우미 봉사자의  말이다.  시간이 지나면 갚을 거라고 하며 웃는다.   


반면  잘 정착한 새터민들은 이런 마음으로 오히려 봉사도 한다.


"생면부지에 도움을 많이 받았죠. 그 고마움을 잊을 수가 없지요."


내가 근무한 제주지사 소속  사랑나눔봉사회는  새터민으로 구성된 공연단으로 춤과 노래로 봉사도 하며 매년  적십자에 성금도 낸다.


이렇게 수년간  적십자는 장거리임에도  마다하지 않고 이송업무를  수행한 봉사자들의  헌신과 거주지에  도착한 후 생필품을  함께 준비하고 일상생활  하나하나를 가르쳐 준 엄마, 이모, 삼촌 같은  봉사자들의  따뜻함으로 이 일을  착실히 수행한다.  


 이외에도  합동 결혼식, 합동 차례, 북한 음식 나눔 등을 통해 이질감을 해소하고 정착을 촉진시켰다.


#공모라?

북한이탈주민은  한 해  3,000천여 명씩  늘어났다. 이에  통일부는 하나원 교육기간을 줄이고 거주지역에 하나 센터를  만들 계획을 수립하고 공모를 한다.


"아니 무슨 일인가?  거의  적십자가 도맡아  하고 있는데  공모라니?"  


공모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수년간의 인프라와 공적을 고려치 않은 결과가 아니었나 싶다.  통일부에  실망한 것인지 적십자는  공모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 결과  대여섯 개 지사에서만  위탁을 받는다. 우려한 대로 새롭게 위탁받은 단체에서는  적십자에 도움을 요청한다.  이 과정에서  적십자봉사자와 강제 이별당새터민들이 가장 힘들고 혼란스러웠던 것으로 기억된다.


#재정립이 필요하다?

북한의 김정은 집권이래  북한이탈주민수는 급격히 줄어든다.  최근 3년간은  십 수명으로 지금은 3만 3천여 명 정도다.   이런 탓인지  하나센터도   이주민센터, 종교단체, 복지관 등 우후죽순이다.   위탁단체도 자주 바뀌고 지원재단에서 직접 운영하는 곳도 늘어나는 것 같다.


최근  우리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웃 폴란드로  이동하는  수백만명의 난민 발생을  보았다.  과정에서  적십자의 인도주의 활동은

우선적이다.


"이런 상황이 남의 일은 아니지 않겠는가?"

언제라도  북한 주민들이 대거  윌남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는게 우리의 현실다.


세월호 사고 이후  국민안전처는  대학, 병원, 적십자 등에 산재한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를 적십자에 일임한다.  이전보다 센터는 체계적으로 각종 재난마다 그 소임을 잘 수행하고 있다.


#타산지석

통일부도 여러 단체에 위탁한 하나센터를 일원화해서 보다 효율적인 새터민 정착을 도모하고, 이제는 탈북민이 대거  남하할 경우를 대비한  방안까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곳에 적십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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