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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눔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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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수 Apr 22. 2024

마음 쓰며 살아도 괜찮아

어느 아주머니가 버스를 탔는데 지갑을 깜빡했나 보다. 순간 난감한 상황이다. “어쩌면 좋지요.” 버스 기사의 눈치가 쌀쌀해 보였다. 그때 버스 안쪽에서 “내 카드 쓰세요!” 동시에 한두 분이 소리쳤다. 그 아주머니가 “그래도 미안해서요” 하며 주저하자 “신경 쓰지 말아요. 살다 보면 그럴 수 있지요”라며 사람들이 위로했다.

훈훈한 장면이다. 차창만 바라보던 나는 약간 멋쩍었다.

한 여성이 비 오는 날 폐지 손수레를 끄는 할머니에게 우산을 씌어준 사진이 언론에 보도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고 얼마 전에는 광주의 롤케이크 전문점 앞에서 비 맞는 어른에게 까치발로 우산을 씌워준 초등학생의 모습이 SNS를 타고 감동을 주기도 했다. 

요즈음은 전화나 문자, 카카오톡으로 안부를 묻는 게 대세가 되었다. 누군가를 잊지 않고 생각하면서 행운과 건강을 기원하는 안부 전하기는 기분 좋은 일이다. 반가운 답글이 오면 기분 좋은 하루가 된다. 간혹 만나면 답장을 못 해서 미안하다며 고맙다는 소리도 듣는다.

카*오같이가치는 모금 사이트다. 누군가를 돕는 내용을 보고 기부도 하는데, 공유, 응원과 댓글만 달아도 카카오에서 100원씩 지원해 준다.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에서도 코로나로 힘든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을 위한 상생 도시락, 우크라이나 피란민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수백만 원의 성금을 모으기도 했다. 

이외에도 무거운 물건 들어 주기, 손수레 밀어주기, 자리 양보, 깜빡이 신호 넣기, 엘리베이터 양보하기, 길가 쓰레기 줍기, 길고양이 밥 주기 등 관심만 있다면 우리 주변에는 작은 친절 거리가 수없이 많다. 

친절은 관심과 배려다. 큰 재난이나 사고에 대한 기부나 봉사가 아니어도 일상에서 작은 친절로만도 자신은 물론 우리가 모두 훈훈해지는 것이다. 

이렇게 일상에서 작은 친절을 기록해 보면 어떨까? 감사 일기처럼 감사함을 돌려주는 나눔일 기를 써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늘 나는 헌혈을 했다. 올해 들어 처음이다. 누군가를 도울 수 있어서 감사하다.

두 번째, 가파른 길 가운데 폐지를 실은 어르신의 손수레가 힘들어 보였다. 살짝 뒤에서 밀어 드렸다. 어르신은 한결 수월한 듯 미소 지으며 뒤를 돌아보았다.

세 번째,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인사를 건넸다. 상대방도 웃으며 응대했다. 좋은 아침이다.

네 번째, 카톡으로 좋은 글이 왔다. 감사하다고 응답했다.

다섯 번째, 외국의 대지진으로 사상자와 이재민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해*빈에 ××원을 기부했다. 이렇게 나눔 일기를 쓰다 보면,

늘 “오늘은 무엇을 나눌까?”를 궁리하게 될 것이다.

나눔 일기를 쓰게 되면 먼저 남의 처지에서 생각하게 되고 주변을 더 살피게 될 것이다.

이건 내가 가진 것을 잘 나누기 위해서다. 작게는 배려와 양보에서 더 큰 기부나 봉사로 이어지는 힘이 될 것이다. 그러다 보면 나의 소비보다는 먼저 도울 사람을 생각할지 모른다.

그리고 나눔일기를 쓰면 그동안 우리가 받은 감사한 일에 나눌 일들이 많아질 것이다.

대개 어렵게 살다가 자수성가하신 분들이 나눔에 적극적이다. 힘들 때 도움받은 것이 있어서 감사할 줄 안다. 성공한 기업가도 자신이 사회에서 받은 것에 감사하며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말한다. 또 하나, 나눔 일기를 쓰다 보면 자신을 성찰하게 되고 더 성장시킬 수 있다. 즉

자기 성찰과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재발견하고 삶의 진로를 바꿀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나눔 일기는 선한 일을 확산시킨다. 처음에는 짧은 글이지만 나중에는 주고받는 사람들의 줄거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나눔 일기는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는 물론 재난과 봉사 현장, 복지 사각지대 등 인도적 위기 상황과 복지정책, 나눔 미담 등에 이르기까지 나눔 이슈 소재를 발굴하여 르포, 에세이, 칼럼 형태로 쓸 수 있다.

그리고 이 나눔 일기를 인스타와 블로그, 페이스북, 브런치 등에 올려서 많은 사람에게 알려서 함께 하는 것이다. 나눔 이야기가 감동을 주고 공감을 끌어낸다면 나눔은 더 많은 사람에게 전파될 것이다. 이렇게 하루하루 쓰다 보면, 나눔 일기가 적어도 여러분의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하는 자산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강원석 시인님은 ‘좋은 사람’이라는 시에서 “ 따뜻한 마음 슬며시 건네는 당신은 참 좋은 사람입니다”라고 말했는데, 고물가에 팍팍한 일상이라도 우리가 모두 작은 일에도 마음 쓰며 사는 좋은 사람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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