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술을 더시면(6)
전남일보 김동수의 나눔톡톡 제6화
코로나를 지나면서 여러 가지 변화가 있지만 배달 음식물 소비가 단연 으뜸이 아닐까 싶다. 먹방에 최근 흑백요리사 경연 프로그램까지 우리 사회는 먹기 위해서 사는 것 같다. 그 결과 비만 인구는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2030년으로 예상한 비만 인구 10억 명에 훨씬 빨리 도달했다’라고 발표했다. 전 세계 80억 인구에서 8명 중의 한 명은 비만이라는 얘기다.
비만은 건강을 해치는 것만 아니다. 음식쓰레기는 환경을 오염시키고 과도한 육류 소비는 산림을 파괴한다. 결국 탄소 배출을 증가시켜 지구가 온난화되고 기상이변으로 재해를 일으켜 막대한 인명 손상을 초래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반면 체중감량을 위한 다이어트 방법과 약품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얼마 전 일론 머스크가 사용한 비만치료제가 장안의 화제가 되었다. 비싼 비용에도 식욕 억제뿐 아니라 유방암 지연 등 다양한 효과가 알려지면서 단시간에 품귀현상이 일어났다고 한다.
이러한 비만과 다이어트를 반복하는 이 어리석음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그것은 바로 적게 먹는 것이다. 적게 먹으면 살이 찌지 않고, 적게 먹으면 살이 빠지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소식과 단식은 건강과 장수 비법이기도 하다. 다 아는 이 단순한 방법이 해결책이라고? 그럼에도 의문스러운 것은 실행하기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 야생 동물은 먹는 것에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고 한다. 배가 고플 때만 먹는다는 것이다. 배가 차면 먹잇감이 눈앞에 있어도 무심해진다. 매일 무얼 먹을까를 늘 고민하며 먹는 것에 목숨거는 사람들이 배워야 할 행동이 아닐까 싶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국가 간 양극화로 전 세계적으로 8억 명이 기아에 시달리고 있으며, 하루에 2만 5천여 명, 1초에 다섯 명꼴의 어린이가 굶주림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한 끼 이상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는 노인과 결식아동이 수십만 명에 이른다고 하니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뼈 아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 보릿고개가 공존하는 양극화된 우리 사회에서 비만예방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음식물을 조금 적게 먹고 나누는 것이다. 이것으로 비만과 다이어트에 사용되는 비용을 줄여 굶주린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기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1920년대 일제강점기 만주에서 살던 우리 동포들은 일본군의 학살과 약탈로 아사지경에 이르렀다. 이들을 구호하기 위해 임시정부하에 대한적십자회는 회보인 청연서에서 이렇게 호소했다. 이 구절을 읊으며 매일같이 실천한다면 몸의 군살은 빠지고 마음은 살찌지 않을까 싶다.
“조석에 (밥)한 술을 더시면 한사람 동포의 생명을 구할 것이요. 두 술을 더시면 두 사람 동포의 생명을 구할 것이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