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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이 Jul 05. 2024

벌써 3주

적응 중

방황하는 마음을 붙잡아보려

담쌓고 살던 집 정리를 조금씩 하다 보니

여기저기에서 토토의 흔적들이 튀어나온다.

수도 없이 나오는 토토의 약봉지들과 혈액검사지를 보면서 그 조그만 몸에 이렇게 많은 약들을 먹었구나 싶고, 정말 수도 없이 피를 뽑아댔다 싶다.

(물론 동물병원진료비 영수증도 어마어마하다.)


토토의 빈자리가 쉬이 채워지지는 않지만

토토의 굿즈로 열심히 채우고 있다.

토토 쿠션은 실감 나고, 만지는 맛이 있어서 좋다.

애착인형처럼 착 붙어서 만지작만지작..

휴대폰 케이스가 다 부서진 김에

토토 사진으로 케이스를 만들어 주문한 것도 도착했다.

만족도 최상이다! (벗겨질까 봐 좀 걱정이긴 하지만)


오늘은 토토, 별이, 알리와 함께 출근을 했다.

코끝이 찡하면서도 은근 또 같이 있는 것 같아서 든든.


오늘은 토토 3재라

출근해서 모니터 위에 토토를 올려놓고

유난스럽지는 않게(?)

샌드위치 반조각은 내가 먹고 나머지 반조각은

토토 앞에 놔줬다.


퇴근하고는 세 마리 다 함께 산책을 했다.

산책하다 오랜만에 울컥.


그래도 난 생각보다 잘 버티고 있다.

칭찬한다.


얼마 전 남편이 해주던 말이 큰 위안이 됐다.


'만약에 네가 토토보다 먼저 하늘나라에 갔다면 넌 토토가 어떻게 지내길 바랄까? 네 마음, 토토도 똑같을 거야.'


내가 먼저 이 세상을 떠났다면 나는 토토가 나를 잊지는 않았으면 하지만 무조건 잘 지냈으면 할 거다.

잘 먹고, 잘 웃고, 행복하게 지내다가 다시 만날 그날을 기다릴 거다.


토토도 같은 마음이라면 나는 잘 지내야 하는 게 맞는 거구나 싶다. 그러니까 내가 지금 비교적 괜찮은 건 미안한 게 아니고, 오히려 토토는 내가 잘 지내는 것을 흐뭇하게, 기쁘게 생각할 거다.


잘 지내볼게. 김토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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