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잠시 사라지는 방법
사는 게 너무 힘들 때
사는 게 힘들다 말하지 않는다.
지친다..
그럴 때는 삶에 중요한 것들이 하나도 없다.
나의 하나뿐인 소중한 생명의 불씨마저도..
그럴 때,
나는 고향집에 가 본다.
그리고 어린 시절 뛰어놀던 그 공간.
찬 바람이 웽하고 불 때면 군불 땐 방 안에서
아랫목 이불을 덮고 종종 거리며
얼어붙은 몸을 손끝부터 녹이며 행복해하던 그곳.
그곳에 가면.
잠시나마 나는 아무런 걱정 없이.
아니. 정말 쓸데없는 걱정이 큰 걱정이던 그때의 나로 돌아간다.
마음껏 누리지는 못해도
사랑만큼은 듬뿍 받았던 시절.
그 시간.
잠시 그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그런 장소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왠지 모를 설움에 팅팅 불어 터진 눈으로
돌아가는 길에 혼자 중얼거린다.
“그래,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