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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혀야 될 때

굽히는 사람

by zejebell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할 때 거부감이 드는 것은 대부분 사람들의 본성일 것입니다. 새로운 것과 이미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익숙한 것들의 충돌은 평온함을 해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자신이 잘 알고 있었던 것들을 버리고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고 배우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이러한 새로운 환경들이 쉬운 사람은 없습니다. 언제, 어디서 자신이 모르는 함정과 위험이 나타날지도 모르고 그에 대한 대처 방법 역시 아직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당연히 이러한 사실들로 인해 사람은 새로운 환경이 어느 정도 익숙해질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됩니다.


모든 사실이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는 상황에서 사건이 발생하게 되면 스스로 원인과 결과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건에 대한 진상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이유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정보가 너무나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적당한 정보의 양이 쌓이게 되는 날이 올 때까지는 어느 정도 몸을 낮추고 굽히는 일이 (아무리 꼿꼿한 사람일지라도) 필요합니다. 이렇게 환경과 자신을 맞추어 가는 것을 적응이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부당한 환경에 무조건 순응하는 것이 적응이라 생각지는 않습니다만 불확실한 상황에서 지나치게 자신의 의견이나 과거의 익숙함을 고집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행동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글자로 적힌 문장을 객관적 입장으로 볼 때에는 과연 누가 그럴까 싶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사람들 중에 의외로 이러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어떤 환경이든지 적응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은 늘 있으며 변화에 대한 적응 속도 역시 좀 더 빠르기를 기대합니다. 어찌 되었든 직장에서, 학교에서 우리는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내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직장의 다른 동료들보다 높은 성과를 내거나 적어도 비슷한 성과를 내어야 안전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 만큼 적응을 빠르게 한다는 것은 엄청난 장점이 될 것입니다.


어떤 환경에서든 잘 적응하는 사람들의 한 가지 공통점은(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바로 굽힐 때 굽힐 줄 안다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예전의 자신이 일하던 방식이나 익숙하기에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방법 등만을 계속 고집하지 않습니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음을 인정하고 새롭게 적응하는 데 있어 누구에게라도 도움을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때로 용기가 없어서, 자신의 고집 때문에 또는 경쟁자보다 우위에 서고 싶은 욕심과 자신이 편하고자 새로운 환경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어떤 방법이 더 옳은가의 문제를 떠나 결국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본인이 도태되는 것은 물론 그가 속한 조직,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만듭니다.

이왕 새롭게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그리고 새로운 환경에서 잘해보고자 한다면 자신이 적당한 위치에 오르기 전까지는 굽혀야 할 때 굽힐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 보다 현명한 자세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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