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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문정 Oct 31. 2024

은총과  구원

[대문사진] 프랑스 피레네산맥  루르드 마사비엘    NOTRE DAME de LOURDES



부조리하다. 늘. 고통스럽다. 항상. 바위가 가슴팎을 누르는 느낌이다. 소용돌이 치는 바다에 떠 있는 뗏목 위에서 구조를 기다리며 표류하듯이 살얼음 판을 걷는 심정으로 위태롭게 견디고 있다.


세상 살기 부대끼는 날엔 흩날리는 낙엽같은 단어 모아 문장을 만들곤 했다. 프랑스 시인 고티에는 운율을 맞추며 시어를 고르고 다듬기를 멈추지 마라 했던가.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그런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쓰고 그렇게 평가한다. 언젠가부터 나는 쟝르를 막론하고 어떤 글과 주제가 바람직한 것인지 기준이 허물어진 현실에 자괴감을 느꼈다.


책과 출판, 글쓰기 시스템, 그것과 관련된 사람들에 대해서도 회의와 역겨움이 들었기에 애써 외면한채 쓰지 않았다. 그러나 내게 문학과 예술은 목숨처럼 소중하므로 이 새벽 나는 생각한다.


세상 사람들로부터 선택받지 않아도 나는 광활한 글밭에 묵묵히 좋은 글 심고 훌륭한 작품을 수확하는 작가로 거듭 날 것이다. 시와 문학을 사랑하는 난 시인이고 작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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