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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 May 24. 2024

매일 글쓰기

 매일 글을 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루를 지내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를 돌이켜보아야 하고 그 생각에서 내가 깨닫거나 새로 알게 된 사실을 글로 적어야 한다. 때로는 자연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을 알아차리고 그 감정과 연결되는 무언가를 기억에서 끄집어내어 글로 적어야 한다.

 얼마 전부터 블로그에 '매일글쓰기'라는 카테고리를 만들고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매일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을 때는 짧지만 매일 쓸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컸다. 하지만 호기롭게 시작한 글쓰기는 매일에서 이틀에 한 번, 삼일에 한 번으로 간극이 길어졌다.

 "무엇을 써야 할까? 쓸 내용이 없잖아."

 컴퓨터 앞에 앉아 깜빡이는 세로줄을 노려보다 몇 글자를 끄적거려 보았을 때는 그 글이 마음에 들 리가 없어 지워버렸다. 갑자기 어떤 생각이 떠올라 글을 써 보았을 때도 '이 글은 너무 평범해. 누구라도 이렇게 생각하는 것을 쓸 필요는 없어'라며 지워버렸다. 짧으면 깊이가 없는 가벼운 글 같았다. 그래서 길게 늘이면 문장이 끌리는 느낌을 받았다. '누군가가 내 글을 읽을 텐데 상처를 받거나 오해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도 앞섰다. 또는 '이 정도는 나도 쓰겠네' 라며 보이지 않는 무시를 상상하기도 했다. 일기를 쓸 때는 아무렇게나 감정을 쏟아내도 되었지만 보이는 글은 감정을 다듬어서 이성적으로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글을 쓰고 지우기를 수없이 반복하다 그 감정 자체를 없애버리기도 했다. 이러한 기준으로 소재를 찾으려 하니 쓸 내용이 없었고, 글이 완성되기도 전에 가지치기된 문장들은 초라해 보였다.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고 싶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묻고 답해본다. 무엇이 문제인가? 글쓰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보이고 판단된다는 사실을 지나치기가 힘들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솔직하고 담담하게 나 자신을 표현하면 된다. 좋은 글도 있고, 그저 그런 글도 있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계속 쓰다 보면 해답이 있을 것이다. 꾸준히 쓰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교과서 위주로 공부하면 된다는 수능 만점자의 인터뷰 같아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어쩌겠는가. 글쓰기 상담, 글쓰기 안내, 글쓰기 비법과 같은 책에서도 '제발 좀 써라'라고 말할 정도로 계속 써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니 꾸준히 쓰는 것이 답일 것이다.

  스스로에게 응원해 본다. '보이고 판단되는 것에는 의연해지자. 어쩌겠는가 이제 글쓰기 시작한 '글린이'인 것을. 계속 쓰다 보면 10년 뒤에는 멋진 모습이 되어 있을 거야.'

 오늘도 컴퓨터 앞에 앉았다. 무엇을 쓸까 하다가 지금의 나를 표현해 본다. 역시나 매일 글을 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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