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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척척 Jun 24. 2023

남자친구가 자기애성 인격장애인 것 같다_(2)

 고군분투 마음 공부 일기 03

누군가 볼지 모르지만 자기애성 성격장애로 의심되는 혹은 나르시시즘 성향을 가진 연인을 둔, 혹은 두었던 사람들을 위한 오픈 카톡방을 열어두었다!

나르시시스트와의 이별을, 혹은 연애를 지지하는 자조 모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냥 억울한 순간에 억울함을 토로할 수 있는, 나 자신을 의심하게 될 때, 내가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도록 지지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https://open.kakao.com/o/gKt9M7Cf





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NPD)

자기애성 인격장애 연인을 사귀는 것에 대한 해외 포스트, 유튜브 등을 찾을 수 있다.


3일간의 스터디를 통해 내가 그와 자기애성 인격장애에 대해 마음을 정리한 것은 다음과 같다. 


그는 자기애성 인격장애는 아니지만 자기애성 인격 성향을 가진 것은 분명하다.




나르시시스트

- 선천적이기보단 후천적이다.

- 부모에게 과잉보호, 과도한 칭찬을 많이 받으면 나타나기 쉽다고 한다.

- 나아지기 어렵다. 정말 노력해서 나아졌다가도 안좋은 상황( 일, 가족 등)이 생기는 순간 돌아간다. 

- 본인이 지각하고 치료하기 어렵다(본인은 고통이 없기 때문에 정신의학적으로 진단 자체가 애매하다)



가까운 사람이 나르시시스트라면? 대처 방법

1. 관계를 끊어라

    가능하다면 멀어지는 것을 권유한다. 나아지는 변화가 매우 어렵다고 한다.

2. 끊을 수 없다면 그 사람에 대한 기대를 버려라

    - 그 사람이 아닌 건강한 다른 관계를 만들고 그에 집중하라

    - 건강하지 않은 관계에서부터 관심을 버려라



 그는 매력적으로 보이고 사람을 속이는데 능하다.


처음 그를 만났을 때,

- 어떻게 이렇게 착한 사람이 있지?

- 이렇게 좋은 사람이랑 대체 누가 헤어졌지?

- 이렇게 귀엽고, 멋있고, 인성이 바른 사람이 있다고?

- 하늘이시여 감사합니다.

이런 생각을 했다.

지금은 이게 그가 나르시시스트라는 가장 큰 증거가 되어버린 것 같다. 그 누구를 만나고 좋아하고 연애했어도, 이 정도로 사람이 다른 세상 사람처럼 멋있어 보였던 적은 없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그가 누구보다 착해보인다는 점에 내가 감탄했었다는 것이다(뭘 안다고!?). 그래서 그의 주변사람들은 그가 누군가에게 이렇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조금도 의심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내가 너무 잘 안다.


남자친구가 들려준 과거의 연인 이야기가 두 가지 있는데

1. 무서운 스토커

    자신을 구속하고 집착하는 수준이 범죄, 정신병자 수준(휴대폰 추적, 모든 친구들에게 전화하기 등)으로 심각했고 본인은 그것이 사랑해서 나오는 행동이라고 믿고 힘들어도 오래 만났다고 한다. 그 관계에서 나오고 나서부터 그래서 너무 억압받는 것에 대한 극도의 거부감집착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고 한다.

2. 자신이 아는 동생과 바람나서 이별한 여자

    자신을 너무 사랑하는 여자였고, 모든 사람들이 그것이 보일 정도로 자신을 사랑했는데 자신이 아는 동생과 함께 알바를 하더니 둘이 사귀고 자신과 헤어졌다. 그리고 그 아직도 그 둘은 만난다(결혼했다나? 기억은 정확히 나지 않는다).


사실 두 이야기를 들을 때 내 마음은 이상한 여자들을 만난 불쌍한 남자친구의 편이 아닌, 그 여자들에게 있었다.  (이 바보 남자친구는 이 두 가지 사례를 자신이 구속받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하는 이유와, 내가 남자랑 만나는 것에 대해 예민한 이유에 대한 배경 설명으로 제시했다.. 이런 멍청이!)


스토커 이야기를 완전히 믿기힘들고(어느 정도 과장했을 것 같다 - 그가 나를 스토커로 의심했던 적이 있는데 곧바로 이 이야기가 떠오르며 어쩌면 이 이야기가 완전한 진실이 아닐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 여자친구가 처음부터 그렇게 파괴적으로 집착하는 사람이 아니라, 남자친구와의 만남 속에서 그렇게 변했을 거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또 심지어 나도 혹시 그렇게 되지 않을까에 대한 경각심도 들었다.

두 번째 외도로 인한 이별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른 남자를 만나서 지금도 만난다는 이야기를 듣고, 딱  "진짜 사랑받는 것, 진짜 관계가 뭔지 드디어 깨닫고 행복을 찾아 떠나셨구나... 행복했으면 좋겠다"라는 세상에서 가장 바보 같은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는 여자친구에게 배신 당해 상처받은 남자친구보다 그 여자가 장하다는 마음이 든다는 게 참 씁쓸했다. 지금 보니 카산드라 증후군의 주요 특징(증상?) 중 하나가 외도이다. 


사실 연애를 하면서 답답하고 화나는 순간 가끔 전 여자친구들에게 화가 났었다. 남자친구가 본인은 항상 연애를 길게 해 왔다고 했기 때문에, 그래도 긴 연애를 한 사람은 착하고 연애를 잘(?)할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현실이 답답하자, "그 여자들은 도대체 뭘 한 거야? " 어떻게 이대로 수년을 만나지? 싶은 생각이 들었었다.  

하지만 그분들을 너무 만나고 싶었다. 내 마음을 공감받고 싶었고 너무 답답했을 그녀들의 마음을 공감해주고 싶었다.



연애라는 건 원래 양쪽 이야기를 다 들어봐야 한다. 나도 천사가 아니라는 것, 나도 그에게 상처를 많이 준 것을 알고 있다. 

대부분 서로 상처를 주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그가 황당한 잘못이나 행동으로 서운하게 한다.

나도 감정적, 공격적으로 반응한다.

그가 내 반응을 지적한다 혹은 내가 공격적이지 않아도 공격적으로 반응할 것을 예상해서 적반하장의 태도로 대한다.

상처받은 건 난데, 내가 잘못한 사람이 되는 상황이 속상하고 억울하다. 사소한 감정도 위로받지 못하는 내 처지가 속상하다.  

난 풀리지 못해 다음 잘못이 있을 때  그 잘못의 크기보다 더 서운해있다.


그가 내게 화났을 때(이유는 주로 내가 자신의 잘못을 "또" 지적해서이다) 하는 행동은 두 가지인데,

1. 70%는  회피하기 :

- 전화 안 받기

- 말 안 하기

- 무성의 한 태도보이기  -아 피곤해, 하아.. , 눈 감고 있기 등

2. 30%는 내 탓하며 화내기 :  

 - 너는 사람을 폭발하게 해

- 네가 널 녹음해서 들어봐야 해

- 너는 니 자신을 모르는 거 같아

- 너는 다혈질이야

등의 나에게 상처가 되지만 내 말이나 행동이 그에게 얼마나 상처되었는지 알게 하는 말들을 한다.

(이 두 가지가 나르시시스트의 공격에 반응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내 이야기를 그의 입에서 들으면 얼마나 별로일지 무서울 때가 있다.  그에게 이미 나는 거의 악마였고, 자신이 피해자 혹은 나도 동등한 가해자라는 식의 말을 나에게 한 적이 있다.  나는 남자친구가 잘못한 행동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힘들게 하는 이야기로 인해, 난 상처를 받아있는 상황에서 무시 혹은 상처되는 발언을 더해 들어야 했고, 그게 첫 잘못 보다 훨씬 상처받고 화가 났다.



그래서 도대체,

그가 처음에 날 화나게 하는 이유가 뭔데? 에 대해서 아직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리고 왜 지금 이렇게 그가 나르시시스트라고 확신하면서도 떠나지 않는 건데? 왜 기대해?


그것은 다음 "그의 ADHD"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첩첩산중..)

 





이렇게 그의 증상(부정적인)들을 찾아보는 것 자체 만으로도 내가 혹시 집착하거나, 과도하게 보상받으려는 것은 아닐지, 날 과하게 보호하는 중이 아닌지, 이게 과연 건설적인 스터디가 맞을 지에 대한 마음이 들었다. 또 그가 혹시 내가 이런 생각을 가졌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상처를 받을 것 같아 미안하고 죄책감이 들었다.


하지만 아주 오랫동안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들에게 많은 사람들이 상처받아왔고, 연구해 왔다는 것을 보니 다시 한번 내가 너무 오만했다고 느꼈다. 누구나 "나르시시스트"란 단어를 알지만 어떤 형태로 주변에서 나타날지 알 수 없다.


무엇보다 잘 살펴보다 보면 어떤 면(수동 공격적 passive aggressive 한 모습, 가스라이팅하는 모습 등)은 나도 그러고 있지 않은가 생각이 들 만큼 누구나 하나씩 놓고 보면 요소요소 반성(?!)할 모습이 있을 수 있다.

나는 B군 성격장애와 거리가 가장 먼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 사회적 지위, 다른 사람들의 평가 등에 관심이 적은 편이라 야망, 승진욕, 승부욕, 학구열 등이 전반적으로 없고 나 혼자 행복하자 주의였다 - 또 다르게 보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전에 친한 오빠가, 자신을 힘들게 하는 여자를 만나 고통받다 결국 이별 후 상담을 받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전반적으로 그 여자의 행동이 B군 인격장애의 증상과 굉장히 유사하다는 생각이 지금에서야 든다. 사랑을 받을 줄 만 알고 그마저도 당연하게 여기는 여자였다. 심한 편에 속하는 분이었는데, 지금은 그 오빠가 치료를 받을 정도로 힘들어했다는 게 조금은 이해가 간다.


이런 사람을 어떻게 만나냐고 신기하게 생각할 수 있다. 대부분의 시간은 여느 평범한 커플과 다르지 않다. 즐거운 대화나 장난을 치고 시간을 보낸다거나 드라이브를 간다거나. 평소의 상처주는 무심한 모습과 달리 챙겨주고 신경쓰는 부분도 분명히 있고 사랑받는다고 느끼는 순간들도 있을 것이다. 함께 보낸 시간들과 행복한 시간들이 있기에 가끔 오는 외로움과 괴로움으로 연인을 내치는 것이 오히려 내가 공격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내가 공감했던, 도움이 되었던 자료들

<<가까운 사람이 자기애성 성격장애 일 때>>

자기애성 성격자애 환자와의 관계를 맺고 있다면 환자가 언제라도 당신을 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
자기애성 성격장애 환자는 실제로 주변 사람들을 가구취급한다
마음에 들거나 필요할 때는 소중히 다루지만 그렇지 않을 땐 있는지 없는지 조차 모르고 산다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하므로 아내의 비난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유튜브

손절각! 당신이 꼭 피해야 하는 사람 1순위?� 정신과 의사가 말하는 나르시시스트 구별 방법! [양 브로의 정신세계]

Signs You're Dating A Narcissist


브런치

아래 브런치글은 아스퍼거 환자의 아내로 느낀 어려움들을 적은 시리즈다

증상이나 환경은 조금 다를 순 있지만, 그 마음이 너무 가장 공감되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https://brunch.co.kr/@neurodiverse/11


때로는 힘내라는 말보다, 같이 욕해주는 게 더 위로가 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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