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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치리치 Nov 02. 2021

엄마의 사회생활은 놀이터에서 이뤄진다

   주변 환경은 사람이 살아감에 있어서 삶의 방향을 좌우할 정도로 개인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생활의 패턴과 가치관까지도 변한다. 아마도 그 안에서 만나는 사람과 접하는 문화가 달라지기 때문일 것이다.                                


   친구의 주거환경은 결혼을 하기 전과 하고난 후 로 달라졌다. 친구는 결혼 전에 주택에서 생활을 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고 나서는 아파트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와 놀이터에 가게 된다. 아이가 없는 입장에서 본다면 놀이터라는 공간은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아파트의 문화시설 정도이다. 하지만 친구에게 들었던 놀이터라는 공간은 복잡 미묘한 공간이었다.      

  "이사 가기 전부터 언니들도 그렇고 다들 놀이터 가서 잘하라는 얘기 하더라? 처음에는 그게 무슨 얘긴지를 몰랐지. 근데 가보니까 알겠더라.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간은 무리가 나누어지잖아? 근데 놀이터에서는 아이들을 중심으로 나눠지더라고 나도 들어서 알고는 있었는데 그 상황을 직접 접하니까 엄청 어색했어. 잘 했냐고? 당연히 잘했지."


               

   친구는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외향적인 사람이지만 대인 관계를 굉장히 피곤해하고 집순이 이기 때문에 밖으로 나가서 활동 하는 것을 힘들어 한다. 그래서 놀이터가 힘겹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했는데 타지에서 친구는 아이와 함께 놀이터 사회 활동을 '비교적' 잘 시작했나 보다.


   

   친구가 놀이터에 잘 적응 할 수 있었던 건 처음 대화를 하게 된 젊은 할머니 덕분이었다. 친구가 묘사해 준 그분의 모습은 키는 160이 조금 넘고 밝은 갈색에 웨이브가 진 긴 머리와 군살 없이 마른 체형의 여성분이다. 묘사를 들어봐도 알겠지만 친구는 나이가 많은 엄마일 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아이는 할머니를 '해미' 라고 불렀고 친구는 아이가 어렸기 때문에 엄마의 이름을 부르는 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그 '나이 많은 엄마'는 '젊은 할머니' 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직장맘인 딸을 대신해 손자를 돌보아 주시는 외할머니였던 거다.            


   ‘젊은 할머니’는 굉장히 친화력이 좋으시고 같이 어울려 노는 놀이터에 마당발 같은 느낌이었다. 친구는 처음 그 분의 호칭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을 했지만 주변에 있는 엄마들이 그분을 다 어머니라고 불렀기 때문에 친구도 그분을 어머니라고 불렀다고 한다. ‘젊은 할머니’의 이미지는 어머니가 아니었지만 어머니라는 호칭에서 오는 느낌이 나는 듣기가 좋았다. 전에는 조부모의 양육이 시대가 불러온 문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그렇겠지만 보는 시각과 접하는 환경이 문제를 문제가 아닐 수도 있게 만드는 것 같다. 뭐든 생각하기 나름이다.      


   사람 사는 일이  그렇듯 항상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다. 친구에게 들었던 이야기 중에 놀이터 놀이기구에서 아이들 사이에 있었던 사고 이야기가 있는데 내가 들었을 때는 조금  사고였던  같다.        

    "오늘 우리 애랑 같이 노는 남자애가 미끄럼틀에서 떨어졌어.  떨어졌냐면 놀이터에 조금 심술 맞은 남자애가 하나 있거든, 같이 노는 무리는 아닌데 걔가 미끄럼틀에서 빨리 내려가라고  거야. 떨어진  애기는 할머니가 돌보아 주는 애기였는데 근데 할머니는 애기가 미끄럼틀 타고 있으니까 그냥 아줌마들이랑 같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 그런데 갑자기 놀이터에서 우는 소리가 엄청 크게 나는 거지. 사실 우는 소리만 듣고는 본인 애기인지 아닌지 모르니까 우선 우는 소리가 나면 부모들이 전부 그쪽으로 가게 . 그러니까 할머니도 그쪽으로 갔는데 자기 손자가  우는 거야. 할머니가 자기 손자한테 얘기를 듣고 가해자 애기를 등을   때렸어. 당연히  돌아가지 그나마 침착하셨던 거지. 거기서 진짜 큰일 났어봐. 애기 머리라도 다쳤어봐 어쩔  했어. 근데 걔네 엄마가 그걸 보고 죄송하단 말을  하고  때리냐,그러면서 할머니한테 도리어 화를 내는 거지. 그래가지고 놀이터에서 완전 분위기 이상해지고 그날 저녁에 끝까지 놀지도 못하고  집에 들어갔어."     

 

   물론 아이는 나쁜 마음이 아니었을 거다. 본인이 먼저 가고 싶어서 그랬던 거고 아이의 마음에서는 그냥 빨리 내려가  정도였을 건데 거기서 진짜 문제는 엄마가 문제다. 부모면 아이에게 그러면  됨을 알려 줘야지 상대방이 본인 때문에 다쳤으면 사과를 해야지, 하기사 이런  저런  말해야 입만 아프다. 사회 문제가 괜히 생기겠는가. 아닌  아니라고 똑바로 배우지 못해서 시작부터 잘못된 교육이 사회를 병들게 한다. 놀이터부터 저모양이니 학교는 어떻겠는가. 적다 보니 사회에 대한 비난이 쏟아진다. 일기장이 아니니 오늘은 여기서 그만 적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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