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만든 일
살다 보니 별 일을 다 겪는다. 큰 아이의 어린이 집에서 원아가 코로나가 걸렸다고 등원 한지 두 시간 만에 집으로 하원하라는 전화를 받았다.
하원 하는 중 메시지가 또 온다. 아이들은 모두 자가 진단 키트로 검사를 하고 검사 확인서를 사진으로 보내 라는 이야기를 권고하는 문자였다.
점심을 먹고 느긋이 검사하러 갔는데 줄이 얼마나 길던지 진짜 살다 보니 별걸 다한다는 생각과 진짜 별일이다 싶어 진다. 지긋지긋한 코로나가 장관을 만든다.
줄을 서서 기다리다 보니 여기저기서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어린이집 하나가 휴원 명령을 받았으니 아이들이 검사를 진행하면서 아프다고 우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었다. 그 와중에 아이는 누구도 저기 있다 누구도 저기 있다 하며 신나 한다.
아이는 반가운 마음에 “엄마 나 친구한테 갔다 와도 돼?” 하며 하하 호호 뛰어가 친구에게 인사를 나눈다. 어린이집에서 뛰어놀아야 할 시간에 검사소에서 아이의 사회성을 보게 되다니, 시대가 만들어낸 장면에 시선이 머문다.
아이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친구도 있는 상황에 긴장 같은 건 하지 않는다. PCR 검사를 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상황을 설명해주니 “우리 또 코 주사 맞는 거야?”라는 질문이 돌아온다. 아이의 마음은 어떤 걸까?
주변의 아이와 내 아이 그리고 검사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마음이 싱숭해진다.
PCR 검사만 해 봤는데 이번에는 자가진단키트 라니 처음 보는 도구에 이거 어떻게 하는 건가 싶었다.
줄 서 있을 때는 왜 이렇게 봉사하시는 분들 왜 많지라고 생각을 했는데 자가 진단 키트를 받고 보니 이유를 알만했다. 처음 해보는 거라 설명을 듣지 않고는 어떻게 하는지 도저히 모를 일이었다.
혼자 할 수가 없어서 도움을 받고 검사를 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한쪽 코를 찌르자 아이는 못한다며 양손으로 코를 방어한다. 어르고 달래어 검사를 마무리했다.
이 놈의 코로나 지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