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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음악수집가 May 30. 2024

토라진 모습도 예뻐 보여야 사랑이다.

<검은 고양이 네로>에 관한 이야기.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이라는 노래가사는 많은 싱글들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에 아주 조금이나마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그러다가 발전하면 결혼으로 가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다면 조금 아니면 많이 아픈 상처를 남기곤 할 것이다.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라는 노래는 실연의 상처를 가진 사람들에게 조금씩 보듬어 주면서 다시금 사랑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남긴 덕분에 나도 훌훌 털어내고 좋은 사람을 만났다. 하지만 제대로 사랑하기까지는 또 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아! 나는 더 이상 20대가 아니었다. 30대의 연애는 대단한 벼슬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명심해라! 절대 아니다!) 우리는 '연애'를 하고 있는 중이다.




[그녀는 사랑스러운 존재야.]라는 대명제를 나의 머릿속에 각인을 시켜놔도 눈에 보이는 처리해야 할 일들에 자꾸만 덮인다. 치열하게 살아야 하고 특히 평일은 출근과 동시에 하루하루를 버티는 느낌으로 살아내다 보면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 번은 카카오톡을 읽지 않은 채로 일을 하다가 깜짝 놀라기는 부지기수.. 하지만 감사하게도 그녀는 나의 직업을 지금도 잘 이해해 주고 있다.


그리고 주말이 오면 그녀는 3시간 가까이 되는 거리를 대중교통을 타고 내게 온다. 그렇게나 고생해서 내게 왔는데 내가 120% 헌신해서 이쁨을 받아도 모자란 판국에 그녀가 내게 토라지는 경우가 가끔 있다. 그 토라짐의 원인은 전적으로 나 때문이다. "에잇! 받아야 녀석!"


그녀가 토라지면 눈빛이 바뀐다. 모습을 나는 상한 그녀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을 한다. 물론 한 번에 풀리지 않는다. 한참은 생각한 그녀는 나의 잘못을 하나씩 짚어주면 어느새 눈가에 눈물이 맺힌다.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모습조차 사랑스럽다. 사랑을 하고 있는 남자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도 이런 사랑을 하고 있지 않나요?




토라진 모습을 보려고 일부러 그녀의 속을 긁는 그런 멍청한 행동은 하지 않는다. 그녀가 하고 싶어 하는 것, 먹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등등 해주고 싶은 것은 다 해주고 싶은 게 나의 마음이지 않을까? 물론, 그녀가 선택을 하지 못할 때나 꼭! 내가 챙겨주고 싶은 것(주로 저녁식사 메뉴)은 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해 주니 아주 쿵짝이 잘 맞기도 한다.


그런 그녀의 토라졌던 몇 가지의 에피소드를 떠올려보자면 그녀는 젤리를 무진장 좋아한다. 연애초반에는 다이어트라는 주제를 두고 <먹어도 된다 VS 먹으면 안 된다>로 첨예하게 논쟁을 한 적이 있었는데 운동에 미쳐있어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균형 잡힌 식사를 추구하는 나로서는 젤리는 사문난적 취급하였다. 그때의 그녀는 "자기! 내가 이런 걸 먹고 싶어 하는 걸 공감해 주라고!"라고 하여 토라진 그녀 옆에서 속죄하는 마음으로 젤리를 몇 개 먹기도 하였고(그 와중에 진짜 맛있었음) 눈이 펑펑 내리던 날 카페에 앉아서 휴대폰 게임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그녀를 신경 쓰지 못하여 토라졌을 땐... 아! 이건 정말 내가 잘못한 일이구나! 아무튼 그랬다.


토라져도 이쁘다. 약간 무섭긴 하지만 그래도 이쁘다. 그것이 사랑이다. 토라진 이유가 나 때문이라면 그것은 전적으로 나의 잘못이니 책임지고 달래주어야 한다. 하지만 내가 아닌 다른 이유로 토라졌으면 꼭 같은 편이 되어주도록 하자. 그러면 사랑으로 되돌아올 것이니까.


(사실 뭐..... 나만 잘하면 그녀가 토라질 이유는 거의 없다.)




검은 고양이 네로의 원곡인 Volevo Un Gatto Nero.

 <검은 고양이 네로>의 원곡은 빈첸자 파스토렐리(당시 4세)가 1969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동요대회에서 선보인 <Volevo Un Gatto Nero/난 검은 고양이를 원했어>라는 곡이다. 이 노래가 일본으로 건너가서는 <黒ネコのタンゴ/검은 고양이 탱고>가 되었고 우리나라로 넘어왔을 때는 <검은 고양이 네로>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박혜령이 발표한 <검은 고양이 네로>

우리나라에서 <검은 고양이 네로>를 부른 가수는 박혜령(당시 5세)으로 1970년, 어린이 가수 열풍의 시작을 알린 가수이기도 하다. (물론 1962년에 하춘화가 7세라는 나이로 데뷔하여 최초 어린이 가수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이 곡이 담긴 음반이 히트한 덕분에 당시 레코드사인 지구레코드는 추가로 재반을 발매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다른 레코드사는 이 곡을 조금씩 개사하여 어린 가수를 데뷔시키기도 하였으나 오리지널만 언급하도록 하겠다.


적어도 나에겐 이 곡이 제일 친숙하다. 그 시절 초등학생이었으니까.


 무엇보다도 30대 이상의 독자라면 이 곡이 제일 친숙할 것이다. 바로 터보의 리메이크 버전! 물론 김종국이 부르는 부분은 박혜령이 부른 원곡의 가사를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당시 어렸던 나도 이 곡의 후렴구를 흥얼거리기도 했으니.... 파워풀하고 절도 있는 댄스를 선보였던 김정남과 높고 섬세한 목소리의 김종국이 보여준 퍼포먼스 덕분에 이 곡으로 CF를 찍기도 하였는데 어린 시절 라디오 광고로 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여담이지만 이 곡은 방송 3사 중에서 유일하게 KBS에서만 김정민<슬픈 언약식>에 밀려 1위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 곡의 "야옹~"의 소리를 녹음한 사람이 주영훈이라는 것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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