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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ramram May 18. 2023

매일 바뀌는 카페 트렌드, 컨셉은 어떻게 정해야 할까

3화

 이때쯤이라면 카페를 창업하기로 한 결심이 어느 정도 굳어진 상태에서 카페에 대한 이미지, 즉 본인 가게만의 컨셉(방향성, 인테리어 등도 포함)을 정해야 할 시점이다. 본인만의 특별한 개성 없이 길거리에 즐비해있는 평범한 카페에 대한 창업도 물론 존중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국내 카페 시장 상황이 명백한 포화상태임에 따라 나름대로의 개성을 입히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다. 그렇다고 그동안 시장에 선보이지 않은 과감하고 호불호가 극심한 컨셉은 성향상 맞지 않다고 생각해 처음부터 배제했다. 

 사실 내 카페 컨셉에 대한 이미지화는 카페를 창업하기로 결심한 이후부터 조금씩 머릿속에서 그려놓았고 그 컨셉의 방향에 대한 의심과 점검을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질문해나갔다. 그 컨셉이 지속가능한지, 시장의 유행에 휩쓸려 있는 건 아닌지, 추후 직영점을 늘려나갈 만한 가치가 있는지, 대중들의 꾸준한 시장에 속하는지, 본인의 전문성과 어느 정도 연관되어있는지 등 다양한 분석들을 확신 직전까지 몰아붙이는 몇 번의 과정들을 거친 후 마지막까지 버티고 있는 컨셉을 본인의 카페 컨셉으로 정하면 된다. 본인 같은 경우에는 대학원의 전공(미디어·출판)을 살리면서 개인적으로 좋아라하는 책을 카페와의 조합 요소로 실었고 그렇게 독립서점 느낌의 카페를 컨셉으로 확정했다. 

 어떻게 보면 내 컨셉도 지극히 평범한 컨셉일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기존 시장에서 외면 받고 있는 독립서점 느낌의 카페라니. 2년 전쯤의 통계였을까. 성인남녀 절반 이상이 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또 책을 읽는다는 성인 남녀의 절반 이상은 1년에 5권도 읽지 않는다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처참한 독서실태 현실을 그 통계하나로 증명이 가능한 데도 독립서점의 카페라니.

 이런 의심을 계속 품고 있는 와중에도 끝까지 매달려 있는 컨셉이 ‘책’이었다. ‘책’으로 컨셉을 정한 최종적인 이유들을 꼽자면 먼저 지역에서 독서권장 문화사업에 열을 올린 상태라 카페여도 추후 다양한 문화지원사업에 해당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점, 업종을 다양하게 구분지을 수 있다는 점, 유행을 타지 않는다는 점, 그래도 책의 고정시장이 있다는 점, 다른 지역에 직영점을 운영해도 무방할 것이라는 점, 그리고 본인이 읽고 싶은 책을 마음대로 놓을 수 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었다.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인다면 인테리어든 메뉴선정이든 어떤 결정사안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컨셉 또한 본인이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책임져야 하는 사안인 만큼 주위에서 흘러나오는 가벼운 말들은 귀담아 듣지 않았으면 한다. 카페 창업에 대해 주위에 넌지시 얘기를 하면 “요즘엔 그런 컨셉 안 어울린다.”, “요즘엔 이런 컨셉이 잘 나간다더라.”, “포토샷은 꼭 있어야 한다.” 등등 많은 조언들을 해주지만 이런 말들에 조금이나마 현혹이 된다면 아직 본인의 컨셉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특히 이 시기에는 사람들이 많은 유명 카페투어를 하면서 본인이 추구하고자 하는 컨셉의 방향성과 시장에서 증명하고 있는 컨셉에 대한 가치관이 충돌하는데 본인의 단단한 뚝심을 유지할 수 있는 컨셉이라면 이미 그 컨셉으로 확정해도 좋다.

 어쩌면 인테리어 디자인과도 부합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컨셉에 대한 부분도 항상 유행에 조심하라고만 조언하고 싶다. 유행에 휩쓸린다는 건 결국 상업적으로, 금전적으로만 편향된 생각들을 낳을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본인 사업에 대한 근본이 흔들린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유행은 단지 흐름만 유심히 지켜만 보면서 시장의 트렌드만 면밀히 분석하면 된다. 어차피 유행은 1~2년 이내로 돌고 돌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본인이 생각한 컨셉과 비슷한 가게들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한 두 달간의 유명 카페 투어를 끝마치고선 카페를 분석하는 능력이 점점 물이 오를 때쯤 이제는 본인이 정한 컨셉과 비슷한 카페들을 직접 방문해봐야 한다. 궁금한 걸 잘 못 참는 성격이거나 돌아다니는 걸 즐기는 성격이라면 아마 지역 곳곳의 카페를 돌아다니게 될 것이다. 본인 같은 경우에는 서울부터 대전, 광주, 파주 전국 곳곳을 돌아다녔는데 개인적으로 이 경험들이 본인의 컨셉이나 인테리어, 메뉴 등 카페 창업에 있어 거의 모든 부분을 참고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먼저 서울에는 대형출판사들이 운영하는 북카페 위주로 투어를 시작했다. 유명 출판사가 운영하는 4곳의 북카페와 또 최근에는 술을 마시며 책을 즐길 수 있어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 있다는 바(BAR)스타일의 책방까지 이틀에 걸쳐 방문했다. 먼저 대형출판사들이 운영하는 카페들은 국내 대표 출판사들답게 서점이라는 포커스에 집중해있다는 걸 파악했고 여기서 깨달은 점이 있다면 국내에서 책의 시장은 돌이킬 수 없는 쇠퇴기에 접어들었고 앞으로도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었다. 그래도 책의 질감을 좋아하는 매니아층이 있다는 판단하나로 도서 판매 여부까지 고려하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많은 서울 지하철에서, 국내 최대 출판사의 북카페에서 현실을 마주하자 내 컨셉에 대한 확신이 흔들려버렸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유학할 당시만 하더라도 일본 지하철 안에서 책을 보는 사람은 옆 사람 건너 쉽게 볼 수 있었고 최근에는 무라카미 하루키 신작을 사기 위해 오픈런까지 하는 옆나라만 보더라도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책에 대한 시장이 주저앉아버렸다는 걸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직접 방문한 서울의 모든 북카페에서 책을 보는 사람은 거의 손에 꼽았고 대부분이 노트북으로 개인 업무를 보고 있을 뿐이었다. 물론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 이제는 사람들이 개인 업무를 보는 데 잔잔한 분위기의 카페를 찾는다는 점이었고 그 잔잔한 분위기의 배경은 별다방(스타XX)카페의 전략을 대부분 사용하고 있었다. 실제로 개인 업무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별다방카페를 찾고 있는데 여기서는 아마 마케팅적인 부분을 이해해도 좋을 것 같다. 잡지에서 봤던 내용으로 기억하는데 예를 들어 별다방 카페는 매장마다 4가지 전략의 컨셉을 고집하고 있다. 먼저 따듯한 느낌의 원목가구, 두 번째로 은은한 조명, 세 번째로는 높은 층고 마지막으로 잔잔한 재즈음악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여태 방문한 별다방의 모든 카페가 이 네 가지 요건을 충족하고 있을 것이다. 이 네 가지의 전략을 아마 정서적으로 안정감 있게 해주는 별다방의 마케팅 전략으로 판단되는데 벤치마킹할 부분으로 체크해뒀다. 만약 정적인 분위기의 카페 컨셉을 따르고자 한다면 이 부분을 벤치마킹해도 괜찮을 것이다. 사업 순항을 위한 가장 보편적이고 쉬운 방법은 잘 되는 곳들의 특별한 점들을 조화롭게 벤치마킹하는 것이니까. 

 대형 출판사들의 북카페들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당인리책발전소’라는 북카페도 들러 유심히 살펴보았다. 알만한 분들을 아실 ‘책발전소’는 김소영·오상진 전 아나운서 부부가 운영하는 책방 겸 카페로 유명인의 책방 중에서는 가장 성공사례로 꼽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당인리책발전소가 성공을 거두면서 위례점과 광교점까지 개점을 늘려갔다가 2021년 말 위례점은 폐업한 걸로 알려졌다. 성공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김소영 전 아나운서가 쓴 ‘진작 할 걸 그랬어’라는 책을 보면서 이 분이 책을 얼마나 사랑하고 서점의 의미를 얼마나 이해하고 연구했는지 알 수 있었고 그 결과물이 ‘당인리책발전소’공간이었다. 대부분의 독립서점들은 내츄럴한 인테리어의 요소인지는 몰라도 무분별하게 책을 진열해놓아 아무 생각없이 책들을 둘러보다가 말아버리는데 ‘책발전소’의 경우에는 책의 분류를 소설부터 자기계발서, 경제·경영, 여성·인권 등 디테일하게 분류해놓으면서 얼마나 세심하게 책장을 꾸며놓았는지 알 수 있었다. 특히 일주일마다 베스트셀러 순위를 적어놓거나 자체 굿즈까지 판매하면서 서점에 대한 운영을 다채롭게 꾸려가고 있었고 이후 광교에 있는 ‘책발전소’까지 방문하면서 그곳에서는 커피와 디저트류 등도 스스로 분석해보았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특히 새로웠던 컨셉은 앞선 언급한 BAR스타일의 서점이었다. 서울 합정동에 있는 이 곳은 반지하라는 공간과 어울리게 전체적인 인테리어 톤이 어두운색에 가까웠고 파스타, 샐러드 등의 간단한 양식요리도 취급하고 있어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도 손색이 없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손님은 독하지 않은 술을 하나 시켜 마치 본인만의 아지트공간처럼 혼자 책을 읽고 있는 인원이 70%를 차지하고 있었다. 2021년부터 언론에서는 ‘책맥’(책+맥주)이라고 또 어설픈 신조어를 만든다고 생각했었는데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나름대로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었나보다. 

 본인의 이런저런 컨셉 분석과 취향을 늘어놓다보니 카페의 기본 컨셉과는 거리가 멀어졌을 수도 있겠지만 결론은 간단하다. 본인이 정한 컨셉과 비슷한 카페들을 최소 20곳 정도만 돌아본다면 본인 컨셉에 대한 그림이 확실하게 그려지고 어느 정도의 운영방식도 머릿속에서 계산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저런 경영방식은 벤치마킹 해야겠다, 카운터 설계는 저 방식으로 해야겠다, 동선은 저렇게 짜야겠다, 가구는 저런 색감과 디자인이 괜찮겠다, 조명은 저런 색상이 잘 어울리겠다 등등 본인 가게의 설계도가 그려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때부터 가장 필요한 요소는 세심함이 될 것이다. 어떤 부분까지 눈썰미있게 캐치하느냐에 따라 컨셉에 따른 본인만의 가게에 적용시킬지의 여부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본인도 나름대로 꼼꼼하고 완벽주의 성격이라 자부하고 있었지만 막상 실무에 돌입하다보니 이 당시 놓친 부분이 얼마나 많았는지 깨달았다. 

 그리고 이때쯤에는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으로서 사업에 대한 기본 마인드를 미리 갖춘다면 앞으로 맞이하게 될 스트레스에 대해 조금이나마 태평하게 대처할 수 있다. 본인의 가게를 운영한다는 것은 독립적이고 본인만의 운영체계를 통해 억압된 환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발생하는 모든 문제들은 본인으로부터 초래되고 전부 본인이 해결해야한다는 점에 있다. 이에 따른 막대한 책임감은 물론, 그때의 상황마다 신중한 판단력이 가게에 직접적으로 연결돼있기 때문에 본인이 끌 가야할 짐의 무게를 어느 정도는 감당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업이든 자영업이든 본인을 수장으로 한 가게를 열게 되면 과장이 아니라 정말로 매일매일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스트레스가 가장 극심하기 때문에 멘탈적으로 미리 대비해야한다. 본인같은 경우에는 그동안 꿈꿔왔던 나만의 가게를 차렸다는 점을 수시로 되새기며 감격의 감정들로 이겨내려 했지만 그걸로는 부족했는지 오픈 직전 난생처음 대상포진에 걸리며 불가피하게 일주일동안 입원해야하는 리스크를 감수해야했다. 앞으로도 계속 언급하겠지만 업장 준비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 챙겨야 할 점이 체력관리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관리인만큼 본인이 느끼기에 최대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진행하기를 간곡히 전해드리고 싶다. 

 결국 본인처럼 가게 경영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한 문외한조차 현재엔 잘 운영하고 있으니 나라는 부족한 사람을 표본삼아 그리 많은 걱정이 필요치 않은 것도 분명하지만 글에 담겨있는 다양하고 괜한 노파심들은 가게를 차린다는 동질감 하나로 그저 모두들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들일 뿐이다.             


-다음 4화 주제-     

*초심자라면 엄두도 나지 않는 메뉴개발 (음료, 디저트)

*시그니처 메뉴는 어떻게 정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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