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7
1_
1. 가족 다 같이 식당에서 밥 먹자는 딸의 제안 덕분에 아주 오랜만에, 몇 달 만에 다섯 식구 함께 외식을 했다. 딸 고마워.
2. 고기를 구워 내 앞으로 놔주는 남편이 낯설었다. 왜 저러지 싶다가도 고마웠다.
3. 고모가 전화를 해서 억울하다고 너무 억울하고 속상해서 몸이 다 떨린다 했다. 엄마아빤 오죽할까. 우리 가족 일을 걱정해 주는 마음에 감사했다.
2_
나의 부모가 참 안 됐고 불쌍하고 가엾다.
잘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드니 진짜 나이를 먹나 보다.
비록 좋은 부모가 아니었을지라도, 그 무거운 부모라는 책임의 자리를 묵묵히 지켜준 것이 감사하다.
3_
두 번째 전시가 끝이 났다. 전시 종료까지 그 짧은 인사 한번 없는 것에 서운하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할 만큼 했으니 시절인연에 아쉬워말기로 한다. 물리적 거리 10분, 20분보다 더 한 마음의 거리라면 훌훌 떠나보낸다. 잘해주면 고마운 줄 모르고 권리인 줄 안다는 말이 머릿속을 스친다.
누군가 전시 소식을 전해주고, 가까우면 잠시 들러 인사하던 나의 마음이 기억났다. 전시하는 분들 입장에서 어떤 마음이셨고, 그것이 어떤 고마움으로 기억되는지 이번에 직접 겪어보면서 배운다.
그렇게 하시던 선생님은 이탈리아에서 한국을 대표해 K-ART로 전시를 하고 계시다. 그러던 또 다른 선생님은 넷플릭스에서 제안을 받았고 지금의 선흘할망들을 존재하게 하신다.
사람 일은 정말 한 치 앞을 모르는 거다.
활활살롱도 언젠가 해외초청을 받아 세계 무대에서 전시를 할지 누가 아랴?
그때 땅을 치고 후회하지 마시라 말해야지.
4_
마음 쓰기, 쓱싹쓱싹.
5_
누군가 떠나면,
그것은 누군가 들어올 자리를 만든 것이다.
– 파울로 코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