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사람이 어려졌을 뿐이다
비교적 오래 한 회사를 다니다 보니, 제법 후배라고 부를 수 있는 이들이 늘어납니다.
가끔은 환경이 팍팍해졌다는 이야기나, 나아졌다는 이야기를 필두로 하여
"나때는"을 시전하기도 하지요.
사실 대단한 이야기도 아닙니다만,
그저 그런 역사가 있었다는 사실이 생각나서 전달할 때가 있어요.
어떤 대접을 받고 싶은 것도 아니고,
어떤 피드백을 바라는 것도 아니며,
그저 갑자기 생각난 비슷한 류의 이야기였을 뿐이죠.
그런데, 최근에 같은 얘기에 대한 반응이 부쩍 달라진 것을 느낍니다.
"어떻게" 그 힘든 시절을 보내었는가- 또는 살아내었는가- 같은 반응이죠.
처음에는 제법 우쭐해졌습니다.
"아- 드디어- 내가 보낸 시간을 인정받는구나" 하고.
그런데 불현듯, 환산이라는 걸 해보았습니다.
내가 나보다 5년 즈음 더 다닌 사람들이 이뤄낸 성과를 바라볼 때
5년차에 걸맞는 성과여서 존경의 눈으로 보는걸까?
나보다 더 잘해서 우러러 보는 걸까?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역량이 없어서 대단해 보이는걸까?
그렇게 생각하니
누구라도 이 연차라면 해낼 일을
어린 아이들, 저연차의 신입사원들 앞에서 할 때에는
아무리 피드백을 기대하지 않았더라도
절로 떠오르는 어깨를 좀 붙잡고 있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