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먼저 느낀건
혈압이 오른다는 거였어
원래 혈압이 높은 편은 아니라서
진단을 받은 첫 날엔 약을 먹고 한두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맥이 빨라지고 혈압이 솟구친다는 느낌이 들었어
수축기 이완기 모두 10 mmHg 쯤 올랐던 것 같아.
두통도 있었는데
진통제 먹고 내려갈 정도의 통증이긴 했어.
이게 부작용인가 약을 바꿔달라고 해야하나를
고민할만큼 아팠지만, 하루 지나니 괜찮았어.
그치만 약 용량을 올릴때마다 하루씩은 꼬박 아팠던 것 같아.
불면증이 대표적인 부작용이라는데
진단 첫날 가위를 세게 눌린 것 말고는
특별히 잠을 못자진 않았어.
오히려 잠을 너무 잘자는데,
시간이 되면 꺼지는 로봇 같을 지경이야.
어려서부터 잠들면 밤새 도망다니는 꿈을 꾸느라
잠드는 것도 무서웠는데 그런 것들이 다 없어졌어.
가끔 약을 먹는 걸 잊어버렸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계기는
잠이 너무 올때야.
잠이 쏟아질땐 오늘 약을 먹었던가를 떠올려볼 정도야.
식욕부진도 정작용처럼 보이지만 부작용 중에 있어
진단받기 전에 난 당 떨어짐을 온몸으로 느끼는 편이었어.
손도 떨고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을땐
그때부턴 폭식을 했지.
그래서 약을 먹기 전에 제일 걱정했었어.
배가 고프지 않아서 안먹었다가
손떨고 저혈당 쇼크 오면 어떻게 하지?하는 걱정.
의식적으로 끼니를 넣고 있지만
확실히 덜 먹긴 하는 것 같아.
입안이 바짝 마른 상태로 입맛 없는 느낌이거든.
그런데 겁은 좀 나더라고.
술을 먹은 날은 되도록 약을 먹지 말라기에
술을 마신 다음 날에 약을 안먹거든.
그럴 땐 확실히 멈추지 않고 계속 주전부리를 먹고 있긴 하거든.
단약하게 되면 살이 찔 수 밖에 없을테니
지금처럼 자제력이 조금이라도 있을때 식습관은 좀 바꿔놔야 하나 싶어.
학교 다닐 때 배운 어설픈 지식으로는
교감신경 활성화의 지표들이 이런 것 아닐까?
내 경우에는 전에도 진단 받은 적이 있었는데
부교감 신경이 지나치게 활성화 되어 있다고 했거든.
나는 치료를 받으면서 아마 그 균형점을 찾아가는 중인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