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의 감정을 기억하시나요? + 남푠의 올바른 반응
[나무 아빠가 "그냥" 하는 이야기]
바쁜 날들이 이어졌던 거 같다. 아내와 약속했던 매주 1회 브런치 발행보다는, 오프라인 속의 삶에 집중하는 시간들이 많았다. 좋은 일은 엄청 많았고, 안 좋은 일도 있었다. 그리고 좋은 날들이 다시 시작될 거 같다.
이제 나무가 태어난 지 1년이 되어간다. 첫돌인 것이다. "어마어마"라며 엄마를 부르기도 하고, "빠빠빠"라며 아빠를 부르기도 하며, 제법 몇 발자국씩 스스로 걷곤 한다.
아빠가 되어가면서 나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조금은 개인의 욕심은 내려놓는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ㅎ 그래도 제법 아빠다워지는 건가?
그래서인지 다시 일상의 감정들을 기록하고 싶었다. 그때 들어온 해묵은 그림들이 떠올랐다. 아내의 그림 일기장이었다. 오늘의 그림일기는 그것들 중 하나이다. 주제는 남편의 올바른 반응이다.
아내가 임신했다고 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이런저런 상상도 해보고 사전 연습도 해본 거 같다. 드라마를 조금은 많이 본 "놈"이라, 잘할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실제로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상상이나 사전 연습 따위는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너무 좋아 내 감정 그대로 표현이 나온 거 같다. 그리고 드라마 속의 주인공의 전형적인 반응보다 훨씬 기뻐한 거 같다. 그 기뻐함이 아내에게 전달되었고, 전달된 기뻐함은 여전히 아내에게 칭찬받는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니.
역시 순간이 영원을 지배하는 거 같다.
인스타그램 @nariclaire_ba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