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덧 지옥...
[나무 아빠가 "그냥" 하는 이야기]
나의 살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건가? 변명을 하자면, 아내의 입덧이다. 육아휴직 복귀 후 그룹 내 임원분과 나눈 이야기다. 결국 비웃음(?)만 샀다. 사실은 변명이 아니다. 아내의 입덧 때문이 맞기 때문이다.
당시 아내는 매일 같이 화장실을 들락날락했다. 그나마 먹을만한 것들은 과일이었다. 그것도 값비싼 멜론, 수박, 샤인 머스캣 포도. 그렇다고 아내가 그것들을 다 먹을 수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나마 먹을만한 것이지. 더군다나 입덧을 겪는 아내 옆에 있으면서 나 역시 입덧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 과일들은 상대적으로 상태가 괜찮은 나의 입을 통해 위장으로 들어갔고, 어느새 당으로 변해, 살 곳곳에서 지방으로 변해갔다. 결국 남은 과일들을 내가 처분할 수밖에 없었다. 나의 살은 아내의 입덧 덕분에 시작되었다.
* 쿠바드 증후군 : 남편들이 임신한 아내와 비슷한 입덧 등의 신체적 증세, 심리적 증세 등을 보인다면, 쿠바드 증후군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증연구에 따르면, 통계적으로 30% 이상의 예비 아빠에게 나타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