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수육을 다루는 법
아주 오래된 재미있는 '밸런스 게임'이 있다. 당시에는 한동안 뜨거운 감자였으나, 이제는 차갑게 식어버린 감자가 되어버린...
바로 '탕수육 논쟁'이다. 탕수육은 오랫동안 짜장면과 함께 중국에서 변형되어 건너온 이후로 서민들에게 친숙한 음식으로 기억되어 왔다.
나의 부모님 세대 때는 입학식, 졸업식, 생일날에는 무조건 짜장면과 탕수육이 항상 빠지지 않았다. 경축일 때에도 늘 탕수육이 빠지지 않았다. 그랬던 탕수육이 당시의 신 세대인 M세대를 거치면서 다양한 모습으로 변해왔고, 기존의 먹는 방식에 의문을 품은 젊은이들이 탕수육을 먹는 방식을 보고 '찍먹'이냐, '부먹'이냐를 두고 양 파벌(?)로 나뉘어 뜨거운 설전으로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었다.
이런 이슈에도 불구하고 나는 탕수육을 다양하게 먹었다. 그것은 탕수육 뿐만이 아니라 다른 음식들도 마찬가지다. 음식 먹는 방식을 두고 설전을 벌이는 젊은 세대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나는 그 세대의 바로 밑 세대인 Z세대이지만, 나의 선배들이 그런 논쟁을 벌였다는 것이 솔직히 말하자면 '어이가 없다.'
푸드는 아무렇게나, 자기 취향대로 먹으면 된다. 그리고 내가 그런 방식으로 먹는 것은 상관이 없지만, 남에게 자신이 먹는 방식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은 정말 나쁘다. 자기가 그렇게 먹겠다는데 무슨 문제인가? 그렇지만 부먹, 찍먹파들은 서로를 격멸한다. 심지어 부먹파들을 미개하다고 조롱까지 한다. 나는 부먹파들이 미개하다고 조롱하는 사람이야말로 미개하다고 생각한다. 꼭 남을 조롱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자기가 그런 경향이기 마련이다. 더구나 실제로 만나는 사람보다 넷 상에서 커뮤니티 하는 네티즌들이 더 극단적인 경향이다.
소신발언 하자면 나는 내가 찍먹 하는 것을 배격한다. 다만, 찍먹파는 배격하지 않는다. 그런 까닭은 그냥 찍먹 자체가 싫어서지 다른 까닭이 필요할까? 그냥 탕수육을 이렇게 먹든, 저렇게 먹든 그 지체를 즐기면 된다.
이제는 사람들이 '푸드' 먹은 방식을 가지고 안 싸우고 자기가 먹는 그 방식대로 그 자체를 즐겼으면 한다. '푸드'는 싸우라고 만든 것이 아니고, 즐기라고 만들어졌다. 우리 조상들은 주어진 음식을 두고 감사히 먹기만 하셨다. 그리고 먹는 방식에 대해 논쟁을 펼치거나 싸우는 것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게 다 가난한 시절에는 먹는 것 조차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어떠한가? 신문물이 들어오고, 박정희, 전두환 독재정권 이후로 근대화와 외부음식이 들어오면서 식량문제를 해결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는 먹는 것에서 좀더 자유로워졌고, 신세대들은 '푸드'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기 시작했다. 과영양 시대와 여유가 넘쳐난 이 지금, 그래서 젊은이들은 먹는 방식을 두고 '찍먹'과 '부먹'과 같이 논쟁을 펼치게 된 것이다. 다만 과거에 비해 다양해진 '푸드'는 이제 우리가 그들을 즐겁게 다뤄졌음 하는 마음일 것이 분명하다. 아무리 재미로 한 논쟁일테지만, 생활의 양식인 '푸드'를 주제로 논쟁거리로 삼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