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는 아들이 둘이다. 첫째가 말이 늦고 둘째는 우유를 늦게까지 먹었다. 두 녀석이 모두 말도 안 통하고 기저귀를 입고 다닐 때 며느리는 고생했다. 가끔 보는 사람이나 지나가는 사람은 말했다.
"아유 예쁘다."
"힘들겠어요."
"지나고 보면 그래도 지금이 그리울 거예요."
육아 고통에 위로가 되는 말은 없단다.
첫째가 주말에 캠핑 갔다. 엄마 친구 부부를 혼자 따라갔다. 계곡에서 물놀이하고 간식 먹고 불멍하고 소녀도 만났다. 모범생이라면서 옆 캠프에서 소녀를 보내주었단다. 밤 캠핑을 경험한 소년의 머리와 가슴이 어떻게 달라질까?
며느리가 친구 부부에게 고마워한다. 평소에도 잘 놀아주는 친구 남편이 더 고맙단다. 할멈도 그들이 참 고맙다. 며느리에게는 휴식을, 첫째에게는 감동을, 둘째에게는 엄마를 독차지할 기회를 준다. 그런데 며늘아, 이거 윈윈 아니냐? 아이가 없는 친구네도 우리 첫째가 동반해서 좋지 않았을까?
어머니 노환을 1년째 지킨다. 우울증과 억울함이 왔다갔다하다가 이제 몸이 저항한다. 피로가 열흘째 풀리지 않더니 목이 묵직하고 얼굴이 뜨뜻하다. 내 기억으로 감기 몸살 때문에 병원에 처음 간다. 아이가 엄마의 체력으로 자라듯 노인은 자식의 체력으로 버티나 보다. 이제 어머니가 요양대상자로 판정받아 요양보호사가 온다. 그녀가 주 15시간 어머니를집에서 요양보호한다. 그녀와 나는 윈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