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성장중인 아이돌임을 증명하다
SF9 - <RUMINATION>
<ABOUT SF9>
FNC 엔터테인먼트의 SF9은 2020년 ‘9lory’ 시리즈의 첫 정규인 <FIRST COLLECTION>를 발매하며 아이돌 씬의 세계관 유행에 참여하고 있음을 대중에게 처음 알렸다. 타이틀곡 ‘Good Guy’ 를 통해 그들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음악 방송 1위에 올랐고, 앨범 <FIRST COLLECTION>은 멜론 차트에 모든 수록곡을 차트인 시키는 결과를 이뤄냈다. 이제는 다소 진부한 느낌이 있는 ‘퓨처 베이스’ 장르를 들고온 것과 작품 속 세계관 삽입은 SF9가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는 그룹이 아니라는 감상을 남겼으나 곡 자체의 빌드 퀄리티는 발군이었고 멤버들의 보컬 실력 상승이 그에 큰 몫을 했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런 그들이 ‘9lory’ 시리즈의 프리퀄 앨범인 <RUMINATION>을 지난달 22일에 발매했다.
<RUMINATION>
타이틀곡 ‘Trauma’는 ‘Good Guy’를 작곡했던 Daniel Kim과 Takey가 작/편곡에 참여했고 늘 그랬듯이 FNC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한성호와 SF9의 영빈, 주호, 휘영이 작사를 맡았다. 도입부의 메인 테마가 되는 베이스는 이 곡이 옴므파탈적인 콘셉트임을 알린다. 유태양의 보컬은 그 컨셉을 훌륭하게 이어나가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후렴의 구성은 힘을 빼고 낮은 베이스와 높은 음역대의 보컬을 배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찰리 푸스의 ‘Attention’은 이와 비슷한 구성의 곡들 중 가장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는 곡인데, ‘Trauma’의 베이스 라인마저 찰리 푸스의 곡과 닮아있는 것은 다소 아쉬운 인상을 남긴다. 그 다음 이어지는 후렴에서 다시 소리의 규모가 커지는 것에 비해 테마를 이끌고가는 멜로디가 앞선 보컬 멜로디의 반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 또한 이 곡의 아쉬운 점이다.
이어지는 곡 ‘Memory’는 EP 아르페지오의 몽환적인 사운드가 곡의 제목에 걸맞는 컨셉을 만들어주었고 그들의 ‘Trauma’를 ‘상상보다 더 가슴 애리고 지옥 같은 날이야’ 같은 가사들을 통해 더 간절하게 표현했다. 세번째 곡 ‘Dreams’에서 앨범의 분위기는 에너제틱하게 반전된다. ‘어두울 때 더 빛이 나니까’ ‘저 아득한 어둠 속의 나를 찾아’ 라는 가사들에 걸맞게 기타 아르페지오, 후렴의 리드가 적절하게 등장했고 랩 파트의 리듬 전환 이후 이어지는 마무리 전개도 자연스럽다. 이후에 등장하는 곡들에서도 충분히 감상하는 재미들을 찾아볼 수 있다. ‘Gentleman’과 ‘Scenario’에 등장하는 투스텝적인 무드나 샘플들을 신선하게 활용하는 작법들이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이번 <RUMINATION>은 아이러니하게도 타이틀곡보다는 수록곡들이 더 빛나는 작품이었다. 각각의 수록곡들 안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콘셉트와 신선한 전개를 엿볼 수 있었고 일종의 팬서비스로 꼭 들어가는 발라드곡 또한 갖추고 있다. 수많은 케이팝 그룹들이 유사한 방식으로 앨범을 발매하지만 핵심은 결국 멤버들이 준수한 보컬 실력을 유지하는 것이 곡의 감상을 해치지 않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내년이면 데뷔 7년차에 접어드는 SF9는 이번 앨범에서도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우리에게 다음 앨범에 대한 기대를 안겼다.
TRACKLIST & RECOMMENDED
01. Trauma
02. Memory
03. Dreams
04. Gentlemen
05. 잠시 (On And On)
06. Scnario
07. 오늘이라서 (For Fantasy)
발매일 : 2021년 11월 22일
재생 시간 : 24분 19초
레이블 : FNC Entertainment, Kakao Entertainment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