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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갱현 Jan 30. 2022

아름다운 사랑의 고통 끝에 얻은 평화

Nao - <And Then Life Was Beautiful>

About Nao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나오(Nao)는 2016년 그녀의 첫번째 정규 <For All We Know>를 발표하며 UK R&B 차트에서 5위, 빌보드 US Dance 차트와 R&B 차트에서 각각 3위와 8위에 자신의 앨범을 위치시 키며 상업적 성공과 평단의 높은 평가를 받으며 등장했다. 이후 무라 마사(Mura Masa), 블랙(6lack), 리 안 라 하바스(Lianne La Havas)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그녀만의 독특한 가녀린 음색을 대중에게 알려왔다. 데뷔 앨범을 내며 그녀는 자신의 음악을 웡키 훵크(Wonky Funk)라고 스스로 정의 했다. 일렉트로닉과 블랙 뮤직 사이에서 일렁이는 신시사이저를 주로 사용한 그녀의 음악을 설명하기에 매우 적절한 음악이었다. 그러나 2018년 발매한 그녀의 두번째 앨범 <Saturn>부터 웡키훵크의 그루브 넘치는 사운드 보다는 서정적이고 부드럽게 흐르는 선율의 곡을 쓰며 그녀의 음악적인 성향이 일렉트로 닉보다는 블랙 뮤직으로 기우는 모습을 보였다. ‘Another Lifetime’ 에서는 기계적인 이펙트를 섞은 코 러스와 플룸(Flume)을 연상시키는 사운드로 일렉트로닉적인 성향을 보였다. 하지만 가스펠 음악적인 성 향을 보이는 트랙이었고 이어지는 ‘Make It Out Alive’에서 무난한 미디엄 템포의 알앤비를 선보였다. 그런 그녀가 2021년 10월 발매한 정규 3집 <And Then Life Was Beautiful>은 그녀의 음악이 이제 완전 한 블랙 뮤직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였다.


<And Then Life Was Beautiful>


    나오는 첫번째 트랙 ‘And Then Life Was Beautiful’을 통해 기타의 모듈레이션을 활용한 아르페지오와 리버스된 샘플을 시작으로 이전 앨범에서 사랑 때문에 힘들어하고 고통받던 그녀가 비로소 희망을 갖고 새로운 태도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미디엄 템포의 알앤비 곡에서 트랙이 테마를 주도하지 않고 무난하게 흘러가는 경우 보컬이 가지는 책임감은 그만큼 커진다. 보컬의 역량이 부족하면 음악의 캐릭터는 확실해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오는 특유의 가녀린 하이톤의 보이스 를 자유자재로 소화하며 비어있는 트랙의 자리를 확실하게 채운다. 미세한 떨림마저 조절하는 뛰어난 그녀의 보컬이 두드러지는 트랙이다. 이어지는 트랙 ‘Messy Love’에서는 그녀의 앨범에서 자주 사용되던 바이닐 크랙클(Vinyl Crackle)과 기타 리프가 들어가며 90년대 블랙 뮤직의 분위기를 가져옴과 동시에 그녀 특유의 비극의 카타르시스의 이미지를 묘사한다. 여태까지 사랑 앞에서 불안하고 힘들어하는 그녀였지만 이번만큼은 자신의 아픔을 관조하고 나아가 그 속에서 희망을 발견한듯 감정을 표현한다. Verse의 시작과 첫번째 Chorus가 끝나는 순간까지 곡의 커다란 빌드업이 없더라도 중간에 등장하는 스트링의 사용과 그녀의 보컬 완급조절이 곡의 다이나믹을 완성한다. 이번 앨범에서 블랙 뮤직답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Wait’, ‘Amazing Grace’와 같은 트랙에서 나타나는 가스펠적인 요소에서 기인한다. ‘Wait’에서 나오는 피아노 반주와 스트링만을 곁에 두고 나지막히 읊조리는 보컬을 통해 인간은 사랑 앞에서 완벽한 존재가 아님을 전달한다. 나오의 여전히 뛰어난 송라이팅은 그녀가 전달하고자하는 주제를 매우 잘 표현하게끔 도와준다. ‘Postcards’, ‘Wait’ 에 나타나는 각 마디 마지막 코드를 듣는 것은 실로 황홀하기까지하다. 이번 앨범은 여태까지 가장 많은 피처링진이 참여한 앨범으로, 아테쿤 골드(Adekunle Gold), 럭키 데이(Lucky Daye), 리안 라 하바스(Lianne La Havas), 서펜트위드핏 (serpentwithfeet)이 참여했다. 각각의 곡들은 나오가 자신의 개성을 잃지 않으면서 조금은 매니악했던 그녀의 감성을 대중적으로 풀어내는데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피처링진 모두의 보컬 퍼포먼스는 앨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대중적으로 이끌어냈다.


https://youtu.be/3IcuqCwfuUw

Nao 'And Then Life Was Beautiful' (Peformance) Video


    이번 나오의 <And Then Life Was Beautiful>은 그녀의 커리어 중 가장 대중 친화적인 앨범이다. 나오의 전작을 좋아하던 팬들은 ‘And Then Life Was Beautiful’과 ‘Messy Love’ 외 다른 트랙들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기에 다소 아쉬움이 들 수 있겠으나 새로운 그녀의 면모를 주목해주고 좋아해주길 개인적으로 바란다. 앨범에 이지 리스닝의 곡들이 많이 등장한건 그만큼 그녀가 사랑에 대한 성숙을 겪고  희망과 화해, 그리고 위로에 대해 이야기할것이 많았기 때문일 것인데, 평화를 찾아가는 그녀의 모습을 새롭게 바라봐주고 응원해줬으면한다. 대중적인 면모를 보여준 그녀의 다음 음악에서 기존 팬들의 갈증을 체워주는 더 발전된 음악이 등장하길 기대한다.





TRACKLIST & RECOMMENDED


01. And Then Life Was Beautiful 

02. Messy Love
03. Glad That You’re Gone

04. Anitdote (feat. Adekunle Gold) 

05. Burn Out

06. Wait
07. Good Luck (feat. Lucky Daye) 

08. Nothing’s for Sure
09. Woman (feat. Lianne La Havas) 

10. Better Friend
11. Postcards (feat. serpentwithfeet) 

12. Little Giants
13. Amazing Grace


발매일 : 2021년 9월 23일 

아티스트 : Nao
레이블 : RCA, Little Toyko 

재생 시간 : 45분


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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