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라'의 정치 목적과 '구라'를 넘어서는 정치
“우파를 화나게 하려면 거짓말을 하고, 좌파를 화나게 하려면 진실을 말해라”
미국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명언이라고 알려지며 세간에 떠도는 말로 실제로 그가 말했는지에 대한 진위여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최근 대한민국 정치 사회의 맥락을 잘 설명하는 대표적인 구절로 평가받을 정도이다.
과거 범죄집단의 비밀용어였던 '구라'가 일상생활을 넘어 현재 현실정치권에 침투했다. ‘구라’는 현대 많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속어로 1960년대 범죄집단의 비밀용어를 들어온 당시 어린이들이 사용하며 널리 쓰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구라'를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현실 정치에 입양해 왔다. '구라판'이 된 정치권의 현재 모습이 됐다.
‘구라’의 효용성은 과거 전체주의 세력이 권력을 쟁취하는 과정에서도 나타난다.
독일 나치 최고선전가 요제프 괴벨스에 따르면, 구라에 기반한 선동 정치의 핵심은 증오·파괴·살해 등 쉽고 거친 말을 쓰면서 단순한 개념을 반복 사용하여 매몰차게 공격하는 것이다.
좌익 선동 정치세력이 겉으로 보이기에는 무식하고 파렴치해 보일지라도, 구라를 선동 정치로 풀어내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것을 살펴보면 구라 정치는 고도화되고 계산된, 지능적인 전술이었던 셈이다.
심지어 괴벨스는 ‘네모는 실제로 원’이라고 논증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거짓말을 계속 되풀이하면 결국에 사람들이 믿게 되고, 거짓말 선동은 단 한 문장으로 가능하지만 이것을 반박하려면 수많은 근거와 증거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치의 거짓말 선동 정치 결과로 유대인들이 집단 학살된 ‘홀로코스트’ 사건을 영국 법정에 불러오기까지도 50년이 걸렸다. 그럼에도 다수의 선각자들은 구라와 거짓에 대처하는 방법은 감정이 아니라 차분하게 논리적으로 싸워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구라’에 ‘선빵필승(먼저 때리는 자가 이긴다)’이 결합된 한국 좌익세력들의 선동에도 국민들은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대응해왔다.
구라가 정치에 스며들자 문제가 발생했다. 정치의 본질은 전쟁이라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말처럼 전쟁에서 지고 나서 구라를 밝혀내 본 들 이익이 상실되는 것이 문제였다. ‘구라에는 구라’로 맞서자는 주장도 힘을 얻었지만, 역사의 기록 앞에서 ‘맞구라’를 내세울 수는 없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구라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떠오른 것이 ‘사르카즘(Sarcasme)’이다. 사르카즘은 ‘풍자’를 뜻하는 프랑스어로 ‘적의 살가죽을 벗겨내는 것’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사르크스(Sarx)’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권력과 풍자(류재화, 2012)’에 따르면, 사르카즘은 적의 가면을 벗겨내는 것을 넘어 살가죽 이면의 속성까지 다 드러내 보이는 일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실제로 다양한 국가에서 좌파의 구라에 우파는 사르카즘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다만, 좌파의 구라는 정치인이 중심이 됐다면, 우파의 사르카즘은 국민들이 중심이 됐다. 구라라는 저질정치에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만 대응해 온 우파 정치인들이 답답해서 그랬을 수도 있고, 도움이 되고자 사르카즘에 참여했을 지도 모른다. 사르카즘 참여동기가 어떻든 저질 구라 정치를 끝내는 것은 국민이다.
국민들은 ‘쎼쎼(謝謝)’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