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귤 Mar 15. 2024

어떤 글을 쓰세요?


요즘 어떤 글을 쓰냐고 묻는 질문 앞에 내가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생각해 봤다. 천성적으로 나는 환하고 밝기만 한 것보다 어둠 속 빛, 비 온 뒤 해님을 더 좋아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나처럼 완전한 보름달보다 새초롬한 초승달을 더 사랑하는 언니에게, '캄캄한 어둠 속 혼자 뜬 달' 같은 글을 계속 쓰고 싶다 말했다. 언니는 내게 잠이 안 올 때 안고만 있어도 좋은 책이 있더라며 그런 글을 써달라고 했다. 내가 과연 그런 글을 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잠 못 드는 밤 괴로운 이들을 잊지 않기로 다짐해 본다. 무슨 글을 써야 할지 고민하며 괴로웠던 내 마음도 덜 방황하기로 다독인다. 그냥 천성적으로 초승달을 보면 눈물 날 만큼 경이롭고, 혼자 뜬 달이 기특하고, 비가 내린 뒤 비치는 햇살이 가장 따스한 나니까 그 마음 그대로 써보기로.


작가의 이전글 어두운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