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오후 4시
나의 퇴근길
아이들을 만나러 가는 발걸음
계단을 빠르게 내려온다
다다다닥
아직 근무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다시 엄마로 출근하는 길
오늘은 어떤 방향으로 집에 돌아갈까?
어떤 날은 상가가 가득한 길
어떤 날은 아침에 걸었던 길
어떤 날은 엄마랑 전화 수다
어떤 날은 친구랑 전화 수다
걸으며
오늘 저녁 뭐 먹을까 생각하고
함께 저녁 먹을 가족이 있어 감사
오늘 아이들은 하루를 어떻게 보냈을지 궁금하고
함께 하루를 보낸 이야기를 할 수 있어 감사
오후 햇살 덕분에 가르마가 뜨거워서
하늘 보며 오늘 내가 숨 쉬고 있음에 감사
매일이 같아도 다른 하루하루들
아이들과 하루 보낸 이야기를 하며
나도 오늘 하루를 정리해 본다
나라고 화나는 일 없을까..
회사에서 서운했던 일 답답했던 일도
아이들과 있다 보면
스르륵 녹아 별일 아닌 게 되는 마법
어쩌면 내일이 있기에
오늘의 아쉬움도 '괜찮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많이 부족한 '나'이기에
완벽하지 않기에
오후에 나는
내일 조금 더 채워지길 ..
[오프 더 레코드]
퇴근길 나도 엄마 대신 나이고 싶을 때가 있다.
퇴근길 가끔 뮤지컬 보러 가고 싶다.
퇴근길 그냥 다 내려놓고 쉬고 싶다.
퇴근길 어떤 책처럼 마음 상하게 한 사람에게
"너 나한테 왜 그랬어!!" 소리치고 싶다.
퇴근길 외할머니랑 통화하고 싶다.
[질문]
매일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은 많이 하며 후회하곤 하는데..
내가 이건 잘했네 하며 칭찬한 적은 있나요?
전 칭찬한 적이 별로 없네요..
매일 후회하고 마음속으로 채찍질합니다.
그런데... 후회가 끝나기도 전에 등만 닿으면 잠들어서 잘 기억하지 못하나 봐요 ;;
오늘 밤엔 잘 한 일 하나라도 생각하고 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