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_난임 극복기 part 2
'휴~ 벌써 아프네.'
주사 맞기는 역시나 수월하지 않았다. 다시 시작된 알람의 공포에서 허우적 되며 매일 아침 10시 눈물을 머금으며 주사를 넣었다.
3일 후에는 주사가 3대로 늘었다. [폴리트롭 225] , [가니레버]와 [아이브이에프엠에이치 멀티도즈 600]. 가니레버는 난포를 터지지 않게 하는 주사라 당연히 추가되는 게 맞다. 그런데 추가된 다른 하나는 주사약이 들어있는 약병에서 주사기를 이용해 직접 주사약을 담아야 했다. 마치 간호사들이 하듯이 말이다. 천천히 설명해 주는 간호사의 말을 놓치지 않기 위해 열심히 듣기는 했지만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마지막에 주사기 안 공기를 밀어내고 손가락으로 주사기를 탁탁 털어."
다음날, [아이브이에프엠에이치 멀티도즈]를 주사기에 나눠 담는 방법을 J에게 시범을 보여주자 J가 웃으며 말한다.
"방금 완전 간호사 같았어."
"괜찮았어?"
시범을 보이는 그 순간은 간호사가 된 것 같아 왠지 신이 났다. 어릴 적 병원놀이를 하면서 간호사 꿈을 꿨던 적이 있어 왠지 모를 뿌듯함이 있었다. 하지만 그건 잠시일 뿐, 주사의 고통은 더 심해졌다. J가 주사를 넣는 요령도 늘었고, 나도 최대한 힘을 빼고 주사를 맞는데도 이상하게 주사는 더 아파만 갔다. 배에 멍이 드는 것은 이제 일상이고, 병원 진료를 할 때마다 난포가 얼마가 큰지에 대한 스트레스로 하루하루 힘이 들었다. 난포가 크는데 도움이 되라고 잠도 일찍 자고, 단백질 섭취를 위해 고기도 열심히 먹으며 나름 노력했지만 난포의 개수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병원 진료가 끝나고 J한테 전화보고를 할 때면 목소리는 기어들어갔고 한숨이 절로 나왔다.
"너무 신경 쓰지 마. 스트레스받으면 더 안 좋아." 라고 말해주는 J가 고맙기도 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 서운함이 들기도 했다.
난자채취를 앞둔 마지막 진료날, "몇 개 정도 채취가 될까요?"라고 조심스레 물어봤다.
"난포가 터지지 않고 잘 있어준다면 4개에서 5개 정도 될 듯하네요. 난포가 터지면 안 되니까 통통거리지 말고 조심히 다니세요."
처음 시술할 때 3개였으니 4, 5개면 선방한 건가? 그러면서도 '난포가 터지지 않고 잘 있어준다면'이라는 단서가 달려 있는터라 하루종일 조심조심 다녔다. 그래도 이제 곧 주사에서는 해방이다!
길고 긴 주사의 시간이 지나고 난자채취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