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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르메 Apr 14. 2023

1일 차_각종 서류들

30일 비움 프로젝트

(카톡)

“같이 하실래요? “

“네~같이 해요”

우연한 기회에 옆집 엄마와 함께 [1일 1 비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카톡을 받기 전부터 혼자서 가벼운 집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었다. 야금야금이지만 눈에 보이는 것들부터 정리를 시작했다. 네 식구가 조금씩 머무르는 공간들을 돌아다니며 이구석 저구석마다 틈새 공간을 만들고 있었다. 이 비움은 언제까지 어떤 기준으로 해야 할까. 목표가 없다 보니 시들해질 수도 있겠다는 감정을 만나기도 했다. ‘아.이렇게 흔들리기 싫은데..’


이런 마음으로 비우기를 하고 있던 중,

‘똑똑, 비우기 함께해요 ‘ 하고 울리는 두드림의 소리는 누구라도 반가울 것이다. 그랬다. 옆집 엄마의 카톡소리가 참으로 반가웠다. [1일 1 비움 프로젝트]의 슬로건은 매일 무엇을 비울까 고민하는 순간을 즐기자였다. 함께 하는 사람이 있고 봐주는 사람이 있으면 꾸준하게 행동하기 쉽다는 걸 최근 다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다른 분들의 비움 인증을 보며 나도 따라 하면 되겠다 생각했다. 비우는 건 잘하고 잘 못하고의 기준이 없으니까.


첫날 비움하게 된 물건은,

매달 지로로 받고 있는 관리비 고지서.

왜 지로로 받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차곡차곡 자리를 만들어갔다. 관리비 고지서는 2년간 모아봤지만 단 한 번도 들춰보지 않았다. 그간의 경험을 밑바탕으로 고지서를 처리해도 아무 일 없다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나이 듦이 꽤 괜찮다고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비움을 하는 과정 속에서 나도 이제 결정 장애에서 탈피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생기니 기쁜 마음도 함께 찾아왔다.


이번 비움을 통해 아파트 관리비 지로를 앱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지로 2년 치를 몽땅 버리고 나니 500페이지 책 1권은 거뜬히 들어갈 만큼의 공간이 생겼다. 내일은 어떤 비움을 통해 후련함을 느끼게 될지 기대된다. 비움에 최적화된 우리 집이라는 것도 알게 된 하루였다. 30일 후 [1일 1 비움 프로젝트]를 알려준 지인을 가벼워진 집으로 초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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