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비움 프로젝트
3일차 비움 물건_ 작아진 양말과 다시망
‘비움 할 물건아~너 어딨 니?’
오늘의 비움은 발견이었다.
비움 할 물건을 미리 정하지 못한 아침이었다. 모두가 각자의 할 일을 하러 집 밖을 나섰다. 집에 남아있는 사람으로서 오늘 일정 중 제일 중요한 비움 할 물건을 정해야 했다. 가족들의 온기가 아직 남아있는 방들을 정리정돈을 하며 오늘은 무엇을 비움 하면 좋을까 싶어 기웃거리는 나의 눈동자가 이제 좀 익숙해졌다.
<다시망 이야기>
비움 할 물건들을 찾으면서 알게 되었다.
‘수저 서랍에 멸치망이 있었네??’
된장국에 둥둥 떠다니는 멸치가 싫어서 작은 다시망을 산적이 있었다. 큰 다시망이 사용하긴 편하지만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그 모습이 싫을까 봐 작은 다시망을 샀었다. 크기가 작아서 귀엽다며 자주 썼지만 된장국을 싫어하는 아이들을 이기기 힘들었나 보다. 그렇게 다시망은 우리 집 수저통에서 꽤나 오래 살고 있었다.
다시망을 요리조리 돌려보며 생각했다.
‘요즘은 식재료가 참 잘 나오지?‘
’ 멸치대신 육수용 코인이 잘 나와.‘
‘귀여운 다시망은 안 쓴 지 1년이 넘은 것 같아 ‘
그렇게 다시망과 바이바이
<반짝이 양말 이야기>
원피스나 치마를 입는 날에는 예쁜 양말이 있어야 한다. 딸아이 패션의 완성은 양말이다. 꽤 마음에 드는 스타일의 마지막엔 양말이 밸런스를 잘 맞춰줘야 한다. 마음에 안 드는 양말을 신고 외출한 날엔 딸아이의 양말만 눈에 들어온다.
양말은 신축성이 좋아서 많은 발 사이즈를 커버할 수 있다.
검정 반짝이 양말을 몇 년 동안이나 소유하고 있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한두 번의 세탁에 목이 늘어나는 양말도 있지만 우리의 애착 양말은 꽤나 튼튼한 발목을 가지고 있었다.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자격이 충분했다.
꽤나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은 검정 반짝이 양말의 마지막을 글로 남겼으니 더 오랫동안 추억할 수 있는 일이 되었다. 아이의 애착 양말이 아닌 엄마의 애착 양말로써 듬뿍 사랑받았던 양말을 추억하며…^^
비움을 시작하고 매일의 숙제가 생긴 것 같다. 숙제는 당연히 해야 하고 열심히 하면 좋은 거고 안 하면 쌓이지만 하고 나면 개운하다는 걸 아이들에게 열심히 가르쳐줬다. 나의 오늘 숙제는 이렇게 2가지를 비움 한 걸로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