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비움 프로젝트
비움 하기 전 용도 변경 하고 하고 버릴 테다!
혹시라도 대충 판단해 버려지는건 없을까 둘러보다가 떠오른 생각이었다.
물건이 되었든 추억이 되었든 비우고나니 공간이 생기고 여유도 생기는 것 같아서 비움에 가속도가 붙는것 같았다. 비움 후 가벼워진 생활공간을 바라보며 느껴지는 그 감정을 만끽하고 있는 중이다.
버려도 된다는 승인을 받은 샤워 타월은 몸 구석구석을 씻어주는 기존 용도를 포기하고 사용 목적을 달리하고자 한다. 해당 허가권자인 가족들에게 용도 변경을 선포를 한 후, 샤워타월과 물걸레 청소솔의 새로운 용도는 해당 공간에 지정된 용도와 관련 루틴에 따른 청소 기준에 부합하며 사용하기로 한다.
건축물에도 필요에 따라서는 용도 변경을 하듯이 비움 하기 전, 이 물건이 다른 용도로 쓰였을 때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몇 번 더 사용 후에 비워도 된다는 걸 배웠다.
몸 구석구석을 깨끗하게 씻겨주는 샤워 타월이 수명을 다한 것 같았다. 버리기 전에 샤워실 유리를 닦는 용도로 몇 번 더 쓰고 버리기로 했다. 그동안 샤워실 유리는 스퀴지로만 물기 제거를 했었다. 매일 내 몸보다 큰 직사각형 유리를 닦으려고 하다 보니 보통일이 아니었다. 비우기로 한 샤워 타올에 비누칠을 하고 거품을 뭉게뭉게 내었다. 물방울이 맺혀있는 샤워부스 유리에 비누칠 한 번 하고 린스로 코팅까지 한 후, 일주일을 버텼다.
“오~괜찮아. 물때가 좀 덜 생기는 것 같아”
없는게 없는 다이소에서 구입한 1000원짜리 노랑 샤워타올은 그렇게 버려지기 직전까지 제 할일을 다 하고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