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정부 지원사업에 합격했던 분들이 다음 단계 지원사업에서 떨어지면 폐업의 길로 접어드는 경우를 자주 보았습니다. 확신을 가지고 대출을 받아 플랫폼을 구축했던 분들은 빚에 시달리게 되었고, 초기 시드 투자나 Pre-A 시리즈 투자를 받은 분들 중 상당수는 추가 투자 유치에 실패했습니다. 이러한 경우, 일부는 직원들에게 책임을 방치한 채 잠적해버리는 안타까운 상황도 있었습니다.
이 모든 상황에서 느낀 것은 결국 지속 가능성이 없으면 어떤 비즈니스도 망하게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유저 수나 매출의 크기가 아니라, 비즈니스를 어떻게 운영하는가입니다. 유저가 아무리 많아도 구매력이 없다면 비즈니스는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광고 수익 모델 역시 한계가 분명하여, 리스크를 지니고 있습니다.
매출이 아무리 커도 운영비용, 마케팅비용, 인건비 등이 너무 크다면 오히려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섭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적자를 줄이기 위해 추가 인력이나 마케팅에 투자하면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밑빠진 독에 물 붓기를 피하려면 비즈니스 구조의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JTBC 강지영 아나운서는 한 프로그램에서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라고 언급하며 최민식 배우의 인터뷰를 떠올렸습니다. 최민식 배우는 "레디, 액션" 순간 모두의 시선이 자신에게만 쏠리고, 그 고독한 순간을 스스로 처절하게 이겨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강지영 아나운서 역시 방송을 빛내주는 여러 스태프들이 있지만, 실제로 방송하는 순간만큼은 혼자 외로이 견뎌야 한다고 고백했습니다.
창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처음부터 혼자가 아니라 주변의 도움을 받거나 공동 창업자와 함께 시작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지원을 받아도, 비즈니스가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결국 혼자 고독하게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자금 소진이 얼마 남지 않았고, 이때 창업자가 아무런 능력이 없다면, 그저 뜬 눈으로 무너지는 비즈니스를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저 또한 창업 초기에 대형 벤처 기업들과 미팅할 기회가 있었지만, 만약 그 시점에 투자를 받았다면 10억이든 100억이든 모두 잃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왜냐하면, 그때는 필요한 역량이 전혀 갖춰지지 않았고, 제가 갖고 있던 아이디어는 실행에도 옮기지 않았던 단순한 망상에 불과했으니까요.
그런데 제가 지금도 비즈니스를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다양한 시도와 경험을 통해 수백 수천번씩 깨지는 과정에서 사업에 필요한 다양한 능력들이 비약적으로 향상 되었기 때문입니다. 백엔드, 프론트엔드, 서버를 포함해 작성한 코드만 10만 줄을 개선하고, 지우고, 다시 생성하고, 유지보수하는 등 과정에서 풀스택 개발을 할 수 있게 됐고, AI 기술에 대한 이해와 개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외주를 통해 트렌디한 디자인 감각과 생산성 향상 방법 또한 자연스럽게 학습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지원금이나 투자금이 전혀 필요 없어졌고, 이에 따라 이러한 자금을 받기 위한 과정들이 불필요하게 느껴졌습니다. 비즈니스를 준비하고 있거나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제가 드리고 싶은 조언은, 누군가의 도움을 기대하기보다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초기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데 더 유리하다는 점입니다. 혼자서 해결하는 능력은 비즈니스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이며, 외부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도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