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면서 일하는 팀이 더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
약 1년 전, 우리 팀이 4명의 규모일 때
팀 리더와 개발자 사이에 말다툼이 있었다.
그리고 그날 점심에 개발자는 이렇게 말했다.
사실.. 점심에
속상해서 맥주 한 잔 하고 왔어요.
그래서 그가 회사를 나갔냐고?
아니다. 그 둘은 지금 둘도 없는 친구고
든든한 동료다.
친구들은 싸우면서 친해진다고들 한다.
왜 동료라고 다르다고 생각할까?
동료도 똑같다.
적당히 거리를 두고 대처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툭 까놓고 솔직하게 부딪히는 게 장기적으로 관계에 더 좋으며 일의 능률도 자연스레 올라간다.
가장 성과를 잘 내는 팀은 관계 갈등은 적으나 업무 갈등이 많은 팀이라고 한다.
- think again, 애덤 그랜트
인간적으로 관계는 돈독하되, 일에 관한 부분에 있어서는 치열하게 싸우는 것이 성과를 높이는데 기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이기에
업무 갈등은 잦게 관계 갈등으로 이어진다.
이때 관계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지속 가능한, 성과를 내는 팀을 만드는 데에 있어 핵심이다.
갈등의 시작
시작은 업무 갈등으로부터 출발했다.
리더와 개발자는 테스팅에 관해 서로 생각하는 바가 달랐다. 리더는 테스팅 리소스를 줄이기 위해 테스팅 단계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고, 개발자는 품질 높은 서비스를 위해 더 디테일한 테스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리더는 개발자를 오해했다.
리더는 그가 팀의 이익이 아닌 개발자로서 품질 높은 서비스를 만들고자 하는 본인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테스팅에 비용을 더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굳이 화를 내지 않아도 될 법한 일에 화를 냈다. 의도를 오해했기 때문이었다.
개발자는 리더를 오해했다.
개발자는 리더가 테스팅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서비스 품질을 등한시하는 결정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답답했고 그의 의사결정을 이해할 수 없어 끊임없이 부딪혔다.
논쟁이 길어지자 개발자는 리더에게 인간적으로 마음이 상했다. 날카로운 언어에 상처받았고 그가 그렇게 말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어 답답했다.
오해했네요.
다툼이 있던 날 점심시간이 끝나고 개발자는,
근무 중에 그러면 안 되는 거 알지만, 속상해서 맥주 한 잔 하고 왔다고 이야기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리더는 아마 뭔가 실수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이후 둘은 날 세우지 않고, 솔직하게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따로 밥 한 끼하며 솔직히 대화했고, 사실 서로를 오해하고 있었다는 것을 쉽게, 아니 어렵게 알게 되었다.
개발자는 본인의 욕심 때문에 테스팅에 비용을 더 쓰자고 주장한 것이 아니었고, 리더는 서비스의 품질을 등한시하는 결정을 하고자 한 게 아니었다.
둘은 모두 가치 있는 프로덕트를 만들기 위해 애썼던 것뿐이었고 놀랍게도 사실 같은 이야기를 다르게 말하고 있을 뿐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개발자는 솔직하게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고
리더는 개발자에게 먼저 다가가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그리고 본인의 심정을 솔직하게 터놓았다.
둘은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용기 있고, 솔직한 대화를 통해서.
둘은 다툼 이후 진솔한 대화를 통해 친구가 되었다.
가장 믿고 의지하는 팀원이 되었으며, 이후 어떤 업무 갈등이 있어도 서로를 신뢰했기에 기분 상해하거나 다투지 않았다. 오히려 솔직하고 치열한 대화를 통해 성과를 만들어 나갔다.
우리 팀은 그렇게 성장했다.
우리는 아직도 가끔 그 시절 이야기를 한다.
두 분, 그때 싸웠던 거 기억나요?
그거 제 글로 좀 써도 되죠?
아 그럼요 물론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