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꽃물들다 Jul 20. 2023

카페 ㅇㅇ? 앞치마를 입은 목사님

일요일엔 교회로 변신 중~~

" 카페ㅇㅇ"

우리 아파트 앞에 있는 "핫? 플레이스"  

100m 선수처럼 에너지를 소비하며  살아가다 잠깐 멈춤의 시간이 왔다.  

남편은 지방 근무 중이었고, 아들은 유학 중, 딸은 출근을 하고 있었다.  

내 발자국 소리만 "사부작, 사부작" 들릴뿐  모든 게 침잠되어 있었다.  ㅇㅇ분이 커피를 배우라고 권하셨다. 찾아간 곳 엔 젊은 부부가 같이 운영하는 카페 겸 바리스타를 배출하는 학원? 주말엔 교회인 곳 생소했지만 로스팅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한 달이 지날 때쯤 교통편도 힘들었고 차를 세울 때도 마땅치가 않았다. 내면엔 로스팅을 가리키는 강사님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게 큰 이유였다. 젊은 부부 겸 사장 이면서 목사님 부부와는 여기까지가 인연이었다. 


새 아파트로 이사를 하고 일 년쯤 되었을까? ㅇㅇ분한테 전화가 왔다. 카페ㅇㅇ가 아파트 앞 버스정류장 오 층으로 이사 왔다고 "차 한잔 합시다?" 

차 한잔 하자는 말처럼 다정하고 친근한 말이 있을까?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니 ㅇㅇ분하고 젊은 사장? 목사님 이시다. 약간 반백에 단발머리를 한 너무나

분위기가 성모 마리아를 연상케 하는 분이 인자한 미소로 쳐다보셨다. 가볍게 인사를 하고 앉았다. 앞치마를 입으신 목사님이 직접 커피를 내려 탁자 앞에 놓으시며" 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 난 쑥스럽게 인사를 받았다.


종교를 같는다는 것도 ( 각자의 선택이지만) 삶에 의미가 있지 않을까. 9명의 신도를 이끌고 시작하여 여기까지 오신 젊은 목사님이 궁금했다.  작은 급여에도 더 어려운 목사님을 위해 반을 기꺼이 내어주시고 어려운 나라에 선교하러 가 계신 선교사님들을 아낌없이 후원하신다. 옥상에 손수 각종 채소를 심고 주말엔 그 채소들로 신자들의 식탁을 풍성하게 하시고 신자들이 먹은 식기들을 앞치마를 입고 설거지를 하신다. 기존에 교회에서 느꼈던 진부함은( 내 생각이다 ) 찾아보기 어려운 게 열려있는 소통의 장소였고 흐뭇함을 미소로 화답하시는 성경을 몸으로 실천하시는 목사님 부부가 신선했고 순수함에 고개가 숙여졌다.  누군가의 영혼을 구하고자 가시밭길을 선택한 자들의 모습이 어떠해야 한다는 잣대는 없다. 각자의 스타일대로 선함을 실천할 뿐이다. 


젊은 목사님 부부가 실천하고 있는 세상에 대한 선함의 역사를 그저 바라보며 응원하는 것으로 난 나의 마음을 인자한 미소로 맞이해 주셨던 분을 인생의 멘토로 만난 것에  그것으로 삶의 많은 것을 채워가는 중이다.



작가의 이전글 그리움이 빗방울 속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