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치앙마이 특파원 잘 지내고 계신가요?
치앙마이 특파원 아나이스 소식 전합니다. 자칭 해본 표현인데 어디 소속되거나 한 건 아닙니다.
모두 건강하게 지내고 계신가요?
이곳 태국 치앙마이도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하거나 쌀쌀한 바람마저 느껴지는 날씨입니다만 여전히 낮에는
덥고 가끔 모기가 저에게 어찌나 붙는지 다리나 팔에 조금씩 상처가 생겼습니다.
다음 주면 크리스마스이고 곧 연말이 다가오는데 특별히 무얼 해야겠다거나 하지 말자거나 그런 것 없이
되도록이면 뉴스도 보지 않으려고 애쓰고 SNS도 하지 않으려 하다가 그래도 기록은 해야겠기에 사진을
여러장 투척하는 정도입니다.
그래도 컨디션이 되는 한 되도록이면 공원에서 하는 '요가인더파크'는 꼭 가려고 합니다.
하루 시작을 그렇게 하면 기분이 좋거든요. 처음엔 두 클래스 모두 다 하려고 했다면 이제는 컨디션에 따라서 혹은 강사분에 따라 스케줄을 조정하고는 합니다. 다행인 건 많은 좋은 이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요가 후에는 근처에서 식사를 하거나 브런치를 함께 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앞으로의 일정을 공유하고 힘든 일이 있으면 들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속 깊은 이야기도 합니다.
수영장이 있는 호텔에서 옮겨서 홈스테이 같은 곳에서 지내다 보니 예전처럼 매일 수영을 하지는 않지만
하고 싶으면 또 가면 되니까요. 날이 선선해진 기분이라 전만큼 수영이 매일 끌리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또
가는 날이 있겠지요. 워낙 물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그냥 다양한 수영장을 보는 것을 애정합니다.
밤의 수영장도요.
실은 테니스 라켓을 챙겨 오고 싶었는데 그러려면 또 테니스화도 챙겨야 하고 안 그래도 많은 짐에 결국 두고 와서 아쉬운 맘이 큽니다만 또 루틴처럼 즐길 날이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놀라운 건 이번에 와서 아직 마사지를 한 번도 받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받으러 가야지 하고 생각을 하다가도
어느새 하루가 마무리되는 시간이라 여유로운 나날 속에서 또 일부러 시간내기가 쉽지 않았는데 곧 가려고
합니다.
사진을 들추다 보니 지난번 이곳에서 시간이 2월이었고 다시 12월이니까 거의 10개월 만에 다시 온 것인데 이토록 빨리 오게 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한편으로는 편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계속 가는 곳을 가는
반복을 하고 있어서 일상이 된 지금이 살짝 지겹기도 합니다만
쉬이 다음에 어디로 가야지? 하는 제가 없습니다.
분명한 건 버닝시즌엔 이곳에 있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귀국해야 하는지 어떨지 아직 모르겠다는 건데
나의 장소는 어디인가? 내가 머무를 수 있는 곳은 어디일 수도 혹은 어쩌면 어디에도 없는 그 어딘가 nowhere or somewhere
이곳에 와서 가장 많이 한 말은 어쩌면 "나는 왜 이곳에 있는가?" 인데 매번 다양한 친구들과 이 토픽으로
긴 대화를 나눴고 그 대화는 아마도 계속될 터인데 여전히 모르겠고 정해진 답은 없지만 아직 이곳에 있고
그들과의 대화에서 때로는 즐거움을 찾기도 하고 물음표를 가슴에 품고 달리고 있는지도 중인지도.
아직 이곳은 한낮이라 낮잠이라도 청하면 좋을 날씨에 들리는 건 새소리뿐.
고요 속에서 이 글을 쓰면서 스스로 위로받고 있다고 여기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어디에 있건 마음의 위안이라는 표식하나 가지고 있다면 다행입니다.
동시대를 살다 간 전람회 멤버 서동욱 님의 부고 소식에 또 마음이 철렁하다가 그의 예전 노래를 들으며
이 글에 위로를 전합니다.
그럼 이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