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세폴리스>
마르잔 사트라피는 이란 출신의 만화가 입니다. 그녀가 9살이 되던 1979년에 이란에서는 호메이니가 주도한 이슬람 혁명이 일어납니다. 이듬해에는 모든 학교에서 학생들이 베일을 써야 한다는 명령이 내려왔습니다. 그건 시작에 불과했죠. 자유 이란의 꿈은 여기서 박살납니다.
사트라피의 영혼은 이란의 공기를 이겨낼 수 없었어요. 이란의 엘리트 계층이었던 부모님은 열네 살 딸을 오스트리아에 있는 프랑스 학교에 보내기로 결심합니다.
"난 내가 널 어떻게 길렀는지 잘 안다. 난 그걸 믿어. 우린 네가 가까이서 힘들어 하는 것보단 멀리서 행복하게 살길 바래. 절대 네가 누군지 잊어선 안 돼."
언제나 네 존엄성을 잃지 마
다음 날, 사트라피는 단지에 정원의 흙을 채웠습니다. 이란의 흙을 말이죠. 그리고 친구들을 불러 아끼던 연예인 포스터를 나눠 주었습니다. 그제서야 사트라피는 그들이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이해하게 됐죠.
빈으로 떠나기 전날 밤 할머니가 오셨습니다. 세상 그 누구보다 지혜로운 할머니는 사트라피의 침대에 누워 하룻밤을 같이 보냅니다. 그리고 손녀가 잠들기 전 이런 말씀을 해주시죠.
"살다 보면 사내 녀석들을 많이 만나게 될 거야. 만약 그 녀석들이 네게 상처를 준다면,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 그건 녀석들이 멍청해서라고. 그렇게 하면, 네가 남자들의 잔인함에 대응하려는 걸 막을 수 있을 게다. 언제나 네 존엄성을 잃지 말고, 자기 자신에게 진실해라."
그때 사트라피는 할머니의 가슴 내음을 맡았습니다. 그 향기를 영원히 잊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죠.
마르잔 사트라피의 <페르세폴리스>의 한 장면입니다. 내 존엄성을 잃지 말고 나 자신에게 진실할 것. 이것은 모든 성장의 해답일 겁니다. 하지만 이 해답을 깨달을 때까지 우린 얼마나 아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