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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종원 Jul 20. 2022

완벽주의자에게

때로는 새로운 시각으로

완벽히 해내려다 보면,   되는 날들이 있다. 예를 들자면 방금, 5 전까지 내가 머리를 쥐어짜며 쓰던  같은 .


내가 사는 서울은 아니지만, 중부지방부터 밑에까지는 오늘 비가 많이 왔단다. 비가 오면 파전 생각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오늘은 파전에 대해서 써야겠다는 마음으로 하루 종일을 붙들고 있었다. 그렇게 썼다 지웠다 고쳤다를 반복했지만, 중간중간 턱 턱 막히는 부분이 너무 많았고, 심지어 마지막에는 과장 조금 보태면 파전도 앞으로 생각 안 날 지경까지 이르렀다.


글이 안 써지는 이유를 생각해봤다. 첫 번째는, 비 한 방울 안 떨어진 오늘의 서울에서, 오직 보는 사람들을 위해 '비와 파전’에 대해 쓰려니 계속 어색하게 느껴졌다는 것. 그리고 두 번째는, 실제로 비가 올 때 파전만 당기는 게 맞는지, 닭발과 소주를 먹고 싶었던 적은 없었는지 스스로 납득이 안됐다는 것. 결론적으로 이 '비와 파전'은 내가 완벽하게 공감하지 못하는 이야기였다.




막 뜨고 있는 아티스트들의 인터뷰에서, 대중들이 사랑하는 음악과, 본인이 하고 싶은 음악 중 어떤 것을 해야 할지가 항상 고민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카피라이터나 브런치 작가나 글을 쓴다는 것은 같지만, 내 채널에서 사람들이 읽을만한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을 느껴보니 이제야 이해가 되는 부분. 사람들이 좋아하는 글을 쓰면서도, 충분히 내 이야기와 주관을 잃지 않는 글을 쓰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계속 느끼고 있다.




결과적으로, 그놈의 파전에 대한 글은 오늘 마무리하지 못했다. 4시간을 쓰고 지우고, 5 만에 완성한 글을 올리지만, 지금이 훨씬 만족스러운 기분이다. 어떻게든 끝장내겠다는 마음을 고집하기보다는,  실수를 인정하고 다른 길로 틀어보는 용기가 있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완벽히 해내려다 보면,   번씩은 부딪히기 마련이다. 그럴 때마다 사람들이  글을 찾아올  있기를. 아니, 내가  글을 찾아볼  있기를. 마지막으로, 언젠가 비가 많이 오는 , 파전에 대한 글을 완성할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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