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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달고나 Jan 03. 2023

경쟁이 내면화할 때

이상하고 아름다운 밥벌이의 경제학

노조는 어쩌다 국민 욕받이가 됐을까?


경향신문 1월 3일자 기사의 제목입니다. 우리 대부분은 노동자이고 노조는 노동자의 연대로서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유일한 단체인데, 경향신문 기사에 따르면 정부가 반노조적인 조치를 할 때마다 지지율이 오릅니다. 게다가 2017년 사회통합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조를 믿지 않는다는 응답인 62.0%로, 대기업에 이어 두 번째로 불신을 받는 주요 기관이었습니다. 노조가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단체가 아니라, 아주 적은 소수의 이익만 대변하는 단체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의미죠.

[이상하고 아름다운 밥벌이의 경제학]에서 류동민 교수는 이 원인을 ‘경쟁을 내면화하는” 우리의 교육시스템과 사회시스템에서 찾습니다.


“(…) 경쟁이 내면화할 때 경쟁 참가자는 게임의 구조 자체를 바꾸려고 하기보다 주어진 게임의 룰이 투명하게 집행되는 편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불합리한 처지를 개선하고자 노동조합을 만들어 투쟁하기보다 어떻게 해서라도 정규직 노동자가 되려고 노력한다. 정규직 노동자는 비정규직 노동자인 동료를 보면서 그들도 정규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보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고 노력한다.”


노조에 소속된 노동자(우리나라의 노조 조직률은 2019년 기준 12.5%이니 대부분 대기업 정직원이 노조 가입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와 소속되지 못한 노동자가 연대하지 못하고 서로를 경쟁상대로 보는 시선이 존재한다는 말이죠. 그 반목하는 시선을 이용한 정책의 저열함 같은 건 이 책에서 따로 다루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기저에 깔려 있는 인식이 무엇에서 비롯되었는가를 한번 살펴보는 것은 내일을(혹은 ‘내 일’을) 준비하는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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