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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달고나 Nov 23. 2021

face off

[상속 게임] 표지 정하는 이야기

표지는 책의 얼굴이라고 한다.

그말은 맞다. 표지에 따라 전체적인 이미지가 좌우되는 경우도,

판매가 좌우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을 출간하기 전에 가급적 빨리(그러나 대부분 가장 늦게) 표지를 결정해서 마케팅 자료로 사용하려 한다.

[상속 게임]도 마찬가지였다.

가급적 빨리 책의 표지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원서의 표지를 먼저 고려했다. 사실 원서의 표지가 이미지랑 잘 맞으면 그것만큼 좋은 게 없다.

그러나 원서의 표지는,

이와 같았다. 좀 뭐랄까? 판타지 같은 느낌이랄까?

저자인 제니퍼 린 반스는 이 표지를 보고 '아름다운 표지'라고 말했다는데, 우리는 이 책의 주인공이 10대인 만큼 조금 가볍고 만화적인 표지를 만들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원했던 표지는 문목하 작가의 [돌이킬 수 있는] 분위기였다.

 

이미지 출처: 인터넷서점 예스24

그런데 우리 컨셉은 정면을 보고, 뒤쪽으로 꽃미남 손자 4명이 서 있는 것이었다.

잘못하다가는 유치해질지도 모른다는 주변의 만류 때문에 이 버전은 포기하기로 했다.


다음 버전은 이 책의 주 콘텐츠가 추리를 해나가는 것인만큼 미국 미스터리 소설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뚝딱 만들어본 시안(디자이너가 아니라 편집자가 '뚝딱'한 것이라 제대로 된 시안이 아님을 감안해 주세요)이 아래와 같다.

이미지 출처: 셔터스톡

하지만 이 시안이 쓰이는 일은 없었다. 아니 아예 표지 회의에 오르지도 못했다. (사람들이 나를 미워하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찾던 표지를 찾았기 때문이다. 바로 영국 버전의 책이었다. 앞에 주인공 에이버리가 서 있고, 뒤에 네 명의 손자가 서 있는 바로 그 컨셉 그대로였다. (사람 생각하는 게 거기서 거긴가 보다.)

이 영국 버전을 따로 사용 계약하고, 국내판으로 출간한 것이 우리가 아는 [상속 게임] 표지다.

몇 번의 시행 착오를 거쳤지만 마음에 드는 표지가 나왔다.

다들 표지가 예쁘다고 말해주었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표지는 말한다]라는 콘텐츠도 제작하게 되었다.

https://youtu.be/45fUWOdTls0

책 만드는 데는 사연도 많다.



이 글을 작성한 편집자의 개인 의견임을 (이제야)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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